[나유리의 밥상인터뷰 ②] 박용택 "나도 LG팬, 답답함 누구보다 잘알죠"

나유리 2018. 1. 1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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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지금은 오래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있지 않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계속해서 실패할 때, LG는 야구 못하는 팀 이미지가 슬프지 않았나.

-팬들의 열정적인 사랑 때문에 가끔씩 어깨가 너무 무겁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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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하트를 날리는 박용택.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1.08/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팬들만 바라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프런트도. 모두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다.

LG 야구를 보며 처음 배트를 잡았던 박용택도 24년동안 우승을 기다려왔다. 선수로는 17년째 도전에 나선다. 아직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해서일까. 그는 은퇴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있다. "스포츠 심리나 스포츠 경영에 대해 공부하면서 훗날을 대비하고 싶다"며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가고 있지만, 오직 목표는 그라운드 위에만 존재한다.

◇"저 아직 쓸만 해요"

-고명초-휘문중·고-고려대. 어떻게 보면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솔직히 말하면 프로에 와서 엘리트가 깨졌다. 엘리트 코스라는 게 계속 잘하는 팀에 있어야 완성된다. 초중고대 다 1,2등 하는 팀에 있었다. 그런 팀에서 주장도 하고, 계속 야구도 잘 했고, 프로도 내가 정말 가고싶었던 LG에 왔다. LG에 와서 첫해 한국시리즈 진출하고, 플레이오프 MVP까지 하지 않았나. 그때까지는 "아 나는 인생이 왜 이렇게 거리낌이 없냐. 거침이 없다"며 자뻑(?) 하기도 했다. 그런데 연차가 쌓일 수록 나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발전을 못하고, 팀도 못 올라가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은퇴 후 무엇을 할 지 고민할텐데, 사실 그건 나중 이야기다. 지금은 오래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있지 않나.

▶무조건, 정말 무조건이다. 만약에 팀이 우승하고 내가 3000안타를 친다면, 정말 팔팔해도 구단에서 그만하라고 하면 미련 없이 그만둔다. 두가지 목표를 못 이루면 내가 할 수 있는 때까지 하고싶다.

-후배들과의 경쟁에도 여전히 자신이 있나.

▶자신 있다. 왜냐면 아직 신체적인 능력이 후배들에게 떨어지지 않는다. 트레이닝할 때 결과 수치를 봐도 그렇고, 메디컬 테스트 결과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내가 상위권이라는데 자부심도 있고, 자신도 있다.

-후배들이 분발해야할 이야기인데.

▶정말 분발해야 한다. 정말.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물론 나도 안다. 나도 유망주에서 노망주로 넘어갈 때 벼랑 끝에서 반전을 이뤄낸 사람이다. '누구는 못하고 싶어서 못하나?' 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절실함이 지금보다 부족했던 것 같다. 연습은 지금보다 그때 훨씬 더 많이 했고, 야구를 잘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그냥 잘하고 싶었지 절실하지는 않았다. '못하면 안돼'라는 생각이 없었다. 지금은 매해 '못하면 끝이다'라는 생각으로 하니까, 괜찮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1.08/
-기록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게 뭔가.

▶16년을 큰 부상 없이 계속 1군에서 뛴 것. 스스로 칭찬해~.(웃음) 9년 연속 3할은 대단해~ 라는 생각을 한다. 양준혁, 장성호처럼 방망이 거꾸로 들어도 3할 친다는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이 스스로 대견하다. 지금부터 다시 9년 시작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위기도 많았다. 통산 기록을 보면 내가 '슈퍼스타'라고 생각했던 선배들과 점점 비슷해지고 있는데,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실화인가?

-당장 은퇴하는 게 아니라서 아닐까. 기록을 추가하게 될테니.

▶맞다. 내가 3000안타 목표 이야기를 처음 했을 때 99%의 사람들이 농담이라 생각했다. 지금은 그래도 10% 이상이 '이러다 진짜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 이제 50%만 되면….(웃음) 나는 정말 진심으로 해낼거다. 시켜만 주시면. 물론 시켜주는 명분을 만들어줘야한다. 나를 꼭 써야하는 명분을 만드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우승, 미치도록 하고싶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계속해서 실패할 때, LG는 야구 못하는 팀 이미지가 슬프지 않았나.

▶어릴 때는 '그냥 못할 수도 있지'였는데, 점점 놀림거리가 되니까 자존심이 상하더라. 2008년까지는 나도 너무 못해서 자존심이 땅에 떨어져있었고, 2009년부터 나는 조금 괜찮아졌는데 팀이 계속 안 좋으니까 더 슬펐다. 처음 야구선수가 됐을 때 우승반지 5개는 낄 줄 알았다. 그래서 부모님께 반지 하나씩 드리고, 결혼하면 장인, 장모님께 하나씩 드리는 게 목표였는데 아직 한개도 못 받았다. 정말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2013년에 정규 시즌 1위를 했어야 했는데….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1.08/
-우승하면 눈물을 펑펑 쏟을 것 같다.

▶우승하기 전부터 울고 있을 거다.(웃음) 나 말고도 우승을 오래 기다린 프런트도 많고. 다 함께 대성통곡을 하지 않을까. 1990년에 야구를 시작했는데, 그때 LG가 우승을 했다. 그해 서울시내 학교 야구부에 기념품을 엄청 많이 줬다. 그때는 유광점퍼가 아닌 무광점퍼였는데, 가방이랑 모자 등등 엄청 많이 지원을 해줬다. 그때는 서울 초등학생 대부분이 LG팬이었다. 내가 LG팬이었기 때문에 팬들의 마음을 100% 이해한다. 어릴 때는 야구 잘하는 팀 팬이라서 우쭐 했었는데, 잠깐 공부하느라 야구를 멀리했다가 어른이 돼서 야구를 다시 봤더니 LG가 너무 못하고 있으니. 응원하는 팀을 바꾸는 게 쉽나. 오래 기다리다 지친 그 마음 잘 안다.

-팬들의 열정적인 사랑 때문에 가끔씩 어깨가 너무 무겁지 않나. 버거울 수도 있다.

▶어린 선수들은 그럴 수 있다. 나도 어릴 때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팬들에게 더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23년 기다렸으면, 24년도 기다릴 수 있다. 나 또한 17년째 도전하며 누구보다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다. 나와 같은 시기를 비슷한 마음으로 지내온 팬들이 많이 계실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조금 더 사랑과 열정으로 따뜻하게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2018년 LG, 기대해도 될까.

▶감독님이 말씀하실 때마다 자신감이 느껴진다. 어릴 때 (이)병규형을 보면서 느꼈던 기운과 비슷하다. 병규형이 정말 남다르다고 생각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자신감 있는 자세와 말투, 포스였다. 그런 사람들은 꼭 해내더라. 감독님도 그런 기운이 확 느껴진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해내실 것 같다. 주장으로서 새 시즌을 앞두고 여러 기대, 걱정들이 있다. 우리 나이 40세 박용택의 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수 많은 우리팀 노망주들 중에 누가 올라올까.(웃음) 지환이와 (유)강남이가 좀 더 성장해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돼 줘야 하고, 김현수도 성적 뿐만 아니라 야구 외적으로도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나 역시 올해도 설레는 마음으로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팬들도 그렇지 않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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