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KT 정치후원금 불법성-황창규 관련성 내사 중"

조현호 기자 입력 2018. 1. 10. 09: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능범죄수사대 “의심이 있어 확인 단계”, KT새노조 “사실이면 조직적인 것” … KT “코멘트하지 않겠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황창규 KT 회장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이 KT의 후원금과 관련한 위법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KT 임원들의 불법 정치후원금 조성 및 기부 의혹에 관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관련 KT의 e스포츠협회 후원금의 성격 규명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KT 임원들이 카드깡 방식으로 현금을 조성한 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불법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의혹에 대해 “관련 첩보를 입수했다”며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크게 다른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사단계 또는 초기수사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아직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가진 않았다. (첩보를 입수해서 수사에 들어가 현재) 진행중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불법혐의 내용에 대해 “불법정치자금을 납부했다는 의혹은 있다”고 말했다.

황창규 회장이 의심되는 행위의 중심에 있는지에 대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관련성이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답했다.

향후 수사 절차와 계획에 대해 이 관계자는 “(소환조사 등의) 일정을 잡아야 한다”며 “앞으로 하긴 해야 한다”고 말했다.

▲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2016년 3월22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에서 열린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분소)에 참석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옆에서 보육기업 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일환으로 하는 수사인지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적폐청산 사건은 아니다. 의문이 있어서 확인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불법성이) 의심이 되는 상황이며, (혐의가) 사실인지 여부는 수사를 통해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그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전병헌 전 정무수석과 관련해 KT가 e-스포츠협회에 낸 후원금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KT CR부문에 찾아가 관련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자료요구에 대해 KT 측에서 임의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해관 KT 새노조 대변인은 9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법인카드로 카드깡을 했다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조직적으로 했다는 얘기 아니냐”라며 “회사가 조직적으로 과방위원들에게 후원한 것인데,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면 황 회장의 연임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KT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9일 오후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종훈 민중당 의원과 KT 민주화연대 등이 지난 8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황 회장 사퇴를 촉구한 것을 두고 KT 측이 ‘외부세력 개입’ ‘KT 흔들기’(인사이트코리아, 스페셜경제 등) ‘민간기업 간섭 안돼’(아시아경제)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 김종훈 민중당 의원과 KT민주화연대, 참여연대가 지난 8일 국회 정론관에서 황창규 KT 회장 불법정치자금 기부 규탄 및 검경 수사와 황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종훈 블로그
이에 대해 KT민주화연대와 참여연대는 9일 성명을 내어 이를 반박했다. 이들 단체는 “KT 황창규 회장이 외부세력의 부당한 개입에 대해 얘기해야 했다면 그것은 지금이 아니라 1년 여전 박근혜의 뜻을 내세워 미르재단 등 실체가 불분명한 재단에 18억원을 출연할 것을 요청받은 때였다”며 “그때야말로 KT가 외부로부터 부당한 개입을 받던 시절 아니었던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그 땐 황 회장이 적폐세력의 요구대로 거액을 출연했던 KT가 이제 와서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시민단체에 대해 ‘외부세력 개입’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현 경영진이 적폐임을 확인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시민단체의 경영간섭이라는 KT 주장에 대해 “경영간섭이 극에 달했던 때는 국정농단 세력의 하수인인 차은택의 지인, 이동수 전무를 KT가 광고담당으로 특채해 최순실이 실소유자인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KT 광고 물량을 몰아주던 때”라며 “적폐세력의 경영간섭은 임원특채까지 하면서 쌍수를 들어 환영하던 KT 경영진이 (지금 시민단체의 비판에) ‘부당한 경영간섭’이라 하는 것은 뻔뻔함의 극치”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