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CJ 퇴진' 대통령 언급 밝혀지자 朴 "왜 그렇게 처리하셨어요"

문창석 기자 입력 2018.01.08. 12:49 수정 2018.01.09. 11:09

박근혜 전 대통령(66)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사퇴를 지시했다고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61)이 법정에서 인정했다.

CJ 측에 대통령을 언급한 사실이 청와대에 알려지자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일을 왜 그렇게 처리하느냐"고 질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조 전 수석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일어선 상태로 'CJ그룹이 걱정된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에서 물러나고 이미경 부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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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동 "朴, 이미경 일선서 물러났으면 좋겠다 해"
趙 "손경식 회장 녹취록 靑 전해지자 朴이 질책해"
박근혜 전 대통령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66)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사퇴를 지시했다고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61)이 법정에서 인정했다. CJ 측에 대통령을 언급한 사실이 청와대에 알려지자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일을 왜 그렇게 처리하느냐"고 질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8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 전 수석은 이 같이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2013년 7월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현오석 당시 경제부총리의 정례보고에 정호성 부속비서관(49)과 배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보고 이후 집무실을 나가려는 이들에게 "조 전 수석은 잠깐 기다리라"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일어선 상태로 'CJ그룹이 걱정된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에서 물러나고 이미경 부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그 전까지 대통령과 독대도 없었고, 서로 자리에서 일어선 당시의 그 상황은 굉장히 이례적이었다"며 "참모 입장에서는 앞 부분(정례보고) 보다도 뒷 부분의 지침을 이행해야 한다는 기억이 더 생생하다"고 설명했다.

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CJ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의 사퇴를 지시하는 것이라 짐작했느냐", "이 부회장을 경영에서 물러나게 하라는 대통령 지시로 받아들였으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말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592억 뇌물' 등 관련 105회 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다음 날인 2013년 7월5일 조 전 수석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손 회장을 만났다. 그는 "당시 손 회장에게 '이재현 회장이 구속된 난국에선 손 회장 같이 경험 있으신 분이 일선에 나서야 한다, 그러려면 대한상의 일은 접고 자연스럽게 이 부회장도 일선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결국 손 회장은 7월8일 대한상의 회장에서 사퇴했다.

조 전 수석은 그해 7월 말 손 회장이 전화해 '이 부회장의 퇴진은 대통령의 뜻이냐'고 묻자 "확실하다, 제가 직접 들었다, 그냥 쉬라는데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하십니까, 너무 늦으시면 저희가 난리난다, 지금도 늦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이날 법정에서 인정했다.

당시 손 회장은 해당 통화를 녹음했고, 이 녹취록이 청와대에 전해져 조 전 수석은 홍경식 당시 민정수석에게 '대통령을 뜻을 팔고 다니냐'는 힐난조의 말을 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대통령 이름을 언급하면서 일을 추진하는 건 맞지 않았기에 사퇴하겠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조 전 수석은 그로부터 1~2주쯤 지난 후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대통령은 일반적인 업무내용을 지시하고 맨 마지막에 'CJ는 왜 그렇게 처리하셨어요'라고 말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인정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질책하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조 전 수석에게 'CJ가 편향돼있는데 이 부회장이 잘 끌고 갈 수 있는지 걱정이다, 경제수석이 잘 살펴봐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진술을 들며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은 조 전 수석에게 이 부회장의 퇴진 등을 직접 지시한 적이 없다는 취지다.

한편 이날 법정에선 조 전 수석이 손 회장에게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하냐"며 강하게 재촉한 통화 녹취가 법정에서 재생되기도 했다. 손 회장이 당시 녹취를 이 부회장에게 들려준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녹음한 것으로,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한 절차다. 손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해당 재판에 나와 증언할 예정이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