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년인터뷰]유승민 "국민의당과 통합, 아직 최종 결심 서지 않았다"

인터뷰|구혜영 정치데스크·정리|허남설 기자 2018. 1.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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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60)는 국민의당과 통합에 “아직 통합한다고 최종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경향신문과 신년 인터뷰에서 “통합신당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찬성하지 않는 분들은 정리해서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안보관을 강조하며 “타협하거나 양보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국민의당 내부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이 가닥을 잡아야 통합을 결심할 수 있다”고 했다. 정체성과 국민의당 내부 정리를 통합 전제조건으로 명시한 것이다.

유 대표는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뒤 다시 3차 탈당이 가시화하는 당 상황에 대해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상당히 좀 괴롭다”고 했다.

자유한국당과 통합 및 연대 가능성은 “쉽지 않을 것이고 제 입으로 꺼낼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은 “없다”면서 “기회가 되면 대권 도전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른정당 유승민대표가 5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새해 소원으로 무엇을 빌었나.

“2차 탈당 사태 후 교섭단체 붕괴되고 국민의당과 통합 이야기를 하면서 최근엔 불면에 시달릴 정도로 상당히 좀 괴롭다. 개혁보수의 불씨를 꺼트리기는 싫은데 방법은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으니 스트레스를 좀 받는다.”

-국민의당과 통합을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아직 통합한다고 최종 결심을 하지 않았다.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통합 찬성 의원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바른정당에 접근해서 통합 논의를 활발하게 하는 건 사실이다. 최종 결심을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당이 반반으로 나뉘었고, 특히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반대가 극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내홍을 겪고 있어 (결정이) 쉽지 않다.”

-정치권과 언론은 두 당 통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만약 통합이 성공하지 못하면 저나 안 대표나 정치적 데미지를 입을 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기준은 딱 하나다. 선거를 앞두고 의석 수를 늘리고 기호 3번으로 만드는 정도라면 안 된다. 국민들 눈에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성공한 통합이 된다. 그러려면 중요한 국가 이슈에 대해서 입장이 분명해야 할 것 아니냐. 제가 말하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에 국민의당 의원들 중 동의하는 분도 상당수 있지만 동의 못하는 분도 있다.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이 정당을 함께 하는 게 맞다. 통합신당 정체성을 분명히 정리하고, 찬성 못하는 분들은 정리가 돼서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그쪽(국민의당)에 전하는 중이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 같다.”

-통합추진협의회(통추협)가 이미 통합 실무를 하는 중 아닌가.

“통추협이 통합이란 결론을 내놓고 논의를 한다고 보는 건 틀렸다. 통추협이 공식 출범한 건 6월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일정 등 때문이다. 하지만 결정적이고 핵심적인 일들은 양당이 최종 결심을 해야 가능한 거다. 우리도 당원대표자회의가 남았고, 국민의당도 전당대회를 해야 하는데 의결이 잘 될지 불확실하다. 시간이 걸려도 굉장히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번 결정하면 그 다음엔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묘한 단계에서 인터뷰를 하는 거다.”

-안 대표는 통합의 의미를 중도 외연확장과 반자유한국당 연대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 않지만, 한국당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바라는 정치를 할 수 있는 중도보수개혁 정당이 되면 통합이 1차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바른정당은 중도나 합리적 진보로, 국민의당은 개혁보수로 외연확장을 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확실한 캐스팅보트 행사다. 그 동안 국민의당은 막판엔 꼭 호남 민심을 의식해서 그런지 문 정부 쪽으로 돌아섰다. 통합신당이 새로운 캐스팅보트 세력이 돼서 사안별로 확실한 입장을 정하면 국회 지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때는 문 정부도 제대로 된 협치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본다.”

-정체성과 국민의당 내부 문제 정리 안 되면 통합 어렵다고 정리하면 되나.

“현실적으로 정체성 문제 중요하고, 국민의당 내부 통합 찬반 결론 중요한데 경계가 희미하다. 안 대표가 최대한 설득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통합 방향에 동참할 건지 그 정도는 좀 보고 서로 약속이라도 되는 상태에서 통합하는 게 좋다.”

-북한의 평찰 동계올림픽 참가 등 최근 남북 해빙 분위기를 어떻게 보나.

“올림픽은 성공하면 좋지만 일회성 국제행사일 뿐이다. 북한과 대화를 하고 대표단을 보낸다고 해서 본질적 변화가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평화는 평화가 아니다.”

-중도, 개혁보수층 중에도 전향적 남북관계를 원하는 지지자들이 많다. 유 대표 안보관이 냉전적이란 비판이 있다.

“그럼 무슨 대안이 있는가. 대화를 통한 해결이 진짜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문 정부가 ‘입구는 동결, 출구는 비핵화’라고 하는데 미국이 북한을 선제·예방공격 하지 않고 비군사적으로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제재와 압박 밖에 없다. 만약 끝내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도 전술핵 재배치, 핵무장 하자는 주장이다. 문 대통령 주변의 위험한 특보들이나 청와대 운동권 출신들과 대화를 해봤으면 좋겠다. 한국당도 무책임하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따지지를 않고 지난 정권 시절 무능한 안보 정책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통합 상대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라도 대북관은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타협하거나 양보할 문제가 아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사드, 전술핵 재배치를 얘기한 적 있다. 제3지대에서 건전보수, 중도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은 안보, 경제, 민생 정책의 기본 방향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함께 하는 정당은 오래가기 힘들다.”

-국민의당 내부도 이견이 있지만 바른정당도 남경필·원희룡 지사나 김세연·이학재 의원 한국당 복당설이 거론된다.

“남 지사는 한국당과 통합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저는 통합은 실제로 되지도 않을 거고 지금 통합한다는 건 바른정당 창당 의미를 부정하는 거라고 생각해 전혀 여지를 두지 않는다. 설득이 참 쉽지 않다. 나머지 분들은 지역구 구청장, 시·구의원들이 지방선거에서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도와줘야겠다는 거라서 경우가 다르다. 끝까지 설득하는 중이다. 원 지사는 바른정당과 한국당·국민의당이 제주도에서 선거연대를 해서 더불어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를 원하는 것 같다. 바른정당 대표로서 우리 도지사 후보를 위해 끝까지 노력을 해볼 생각이다.”

바른정당 유승민대표가 5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한국당은 2기 혁신위원회를 띄우고 신보수주의를 표방했다.

“전혀 변한 게 없다. 친박은 더 이상 정치적으로 재기가 불가능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탈당시켰는데 대선 때는 실컷 이용하고 대선 끝나니 토사구팽 한 것에 불과하다. 노선, 철학, 가치 등 뇌구조를 완전히 바꾸라는 거다. 문제는 홍준표 지도부 그 자체다. 보수의 과거에 대한 반성과 책임이 없고 희망이 없어 보인다. 신보수가 도대체 뭔가. 한국당도 개혁보수의 길로 올 수밖에 없다. 그때까지 바른정당은 갈 길을 고수하면서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

-6·13 지방선거 전후 한국당과 통합이나 연대 계획은 없는 건가.

“쉽지 않을 것이고, 제 입으로 꺼낼 일은 없을 것이다.”

-지방선거 구도는 어떻게 예측하나.

“통합 여부에 따라 다를 거라고 본다. 수도권에서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는 중도보수가 통합신당에 투표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본다. 문제는 얼마나 좋은 후보를 낼 수 있느냐는 거다. 대구·경북은 정면승부를 하겠다. 대도시에 젊은 분들이 많이 살아 좋은 후보만 내면 승부해 볼 수 있다. 국민의당과 통합한다면 전주·광주도 굉장히 중요한 타깃이다. 남 지사, 원 지사가 당에 남아 있다면 두 사람을 지키는 건 최소한의 목표다.”

-바른정당이나 통합신당 목표를 위해서라도 유 대표 역할론이 있는 것 같다.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 있나.

“(단호하게)없다.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기회가 되면 대권 도전을 할 생각이다. 만약 제가 의원을 그만두고 서울시장에 도전했다가 당선이 되면 4년 임기 동안 서울시민에게 충실하게 봉사를 해야지, 임기 중에 걷어차고 대선에 나가는 건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

-개헌 국민투표를 지방선거 때 동시에 하는 것에 동의하나. 안 될 경우 개헌 국민투표 시기와 발의주체 중 우선순위는.

“시점은 찬성한다. 다만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던져놓고 찬성하라는 식은 국회 통과가 안 될 것이다. 국회가 개헌안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개헌안을 만들어서 의원과 국민들을 설득하냐가 핵심이다.”

-주변 사람들과 친화력·스킨십 없다는 지적이 있다.

“민주적으로 하고, 한번 결정한 사항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해왔다. 그런 지적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 많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인터뷰|구혜영 정치데스크·정리|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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