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굴 껍데기'의 반전.."산성비·미세먼지 막는다"

김일중 2018. 1. 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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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우유, 카사노바가 사랑한 음식.

충남 태안 지역만 해도 연간 4000t이 버려지며 지난해 3억 2000여만원이 굴 껍데기 폐기비용으로 나갔다.

쓰레기로만 여겨졌던 굴 껍데기의 운명에 반전이 생겼다.

천덕꾸러기 '굴 껍데기'의 반전 신화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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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발전, 석회석 대체 '탈황원료 활용' 기술 개발
폐기비용 절감·어민소득 증대·환경보호 '1석 3조'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바다의 우유, 카사노바가 사랑한 음식. 한창 제철을 맞은 ‘굴’이 인기다. 생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국밥으로, 전으로 입맛에 맞춰 다양하게 즐기는 이가 많다. 소비자에게는 맛과 건강(특히 남성에게)을 돋우는 식품으로, 어민들에겐 자식들을 대학에 보낼 짭짤한 소득원으로 ‘효자’라고 불린다.

모두에게 다 좋은 것으로 보이는 굴에게도 골치를 앓게 하는 것이 있다. 일부 구이용이나 석화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굴은 사람이나 기계가 알맹이만 까서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부산물이 나온다. 바로 ‘굴 껍데기’다.

이거 어쩔…

전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굴 껍데기의 양은 30만t이 넘는다. 비료나 모래 대체재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다고는 하나 양이 적고 다른 쓸 곳도 없어 공유 매립지 등에 대부분 버려지는데 폐기물 처리비용이 만만치 않다. 충남 태안 지역만 해도 연간 4000t이 버려지며 지난해 3억 2000여만원이 굴 껍데기 폐기비용으로 나갔다. 게다가 냄새 등으로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해안가에 방치되거나 바닷가에 무단으로 투기하는 경우가 많다.

쓰레기로만 여겨졌던 굴 껍데기의 운명에 반전이 생겼다.

석탄 화력발전은 발전과정에서 황산화물이 발생한다. 황산화물은 주요한 대기오염 물질로 미세먼지와 산성비의 원인이다. 식물의 엽록소를 파괴해 말라죽게 하거나 건물 부식을 일으킨다. 따라서 발전소에서는 황산화물 배출을 막기 위해 석회석을 이용해 탈황작업을 한다.

그런데 굴 껍데기의 성분이 석회석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한 한국서부발전과 태안군은 굴 껍데기를 석회석으로 대체하기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 것. 더구나 굴 껍데기는 탄산칼슘 함량이 높아서 석회석보다 더 뛰어난 탈황원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서부발전과 태안군은 굴 양식장이 발전소 인근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조달과 운반이 쉬운데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굴 껍데기를 모두 발전소 탈황원료로 쓸 수 있다면 비용 절감과 어민 소득 증대, 환경오염 방지 등 1석 3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출처=한국서부발전)

서부발전은 석회석 대체를 위한 원천기술을 군산대학교에서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2016년 5월 군산대학교 및 태안군과 기술개발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서부발전은 10억 5000만원을 지원해 상용화 기술개발을 주관하고 군산대는 생산기술을 개발했으며 중소기업인 대성 MDI가 설비제작과 설치를 담당했다. 어민들은 사업 부지를 제공하고 태안군에서는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실로 작년 11월 충남 태안군 이원면에 730t 규모의 상용설비 설치를 완료하고 어민들이 직접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 태안권 이원면에 세워진 굴 껍데기 폐기물 발전원료 재활용 상용설비.(사진=한국서부발전)

김동섭 한국서부발전 기술본부장은 “굴 껍데기의 탈황원료 활용사업의 전국적 확산으로 폐기물 처리비용 감소 및 부가가치 창출이 이뤄져 연간 어민소득이 340억원 늘어나고 석회석 사용 감소에 의해 13만t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천덕꾸러기 ‘굴 껍데기’의 반전 신화가 시작되고 있다.

김일중 (nurijig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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