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안해..어려운건 내부분열"(종합)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대한노인회 간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신년 오찬을 갖고 이들에게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믿고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통상 '보수적 대북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노년층을 향해 대북정책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한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을 향한 지지층이 청년층보다 노년층이 상대적으로 옅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최근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가능성 시사, 남북대화에 응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자, 노년층에게도 이같은 기류에 발맞춰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오전 11시50분부터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을 비롯한 중앙간부들과 시·도연합회 회장 등 총 44명과 함께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현관 입구에서 이 회장을 비롯해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새해인사를 건네고 오찬장으로 안내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어르신들에게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어르신들께 드릴 특별한 부탁 말씀이 있는데 남북문제"라며 "지난 2년간 남북간 연락채널이 완전히 단절돼 우발적 위기상황에 대처할 방법조차 없는 실정이었다. 이제 연락채널부터 복원하고 남북회담을 거쳐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게 되고 거기에서 남북관계 발전의 기회를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4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를 적극 지지하고 평창올림픽 기간 중 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데 동의해줬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는 과거처럼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하지 않겠다.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대화를 추진하고 평화도 추구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문제가 물론 어렵지만 더 어려운 것은 내부의견의 분열이다. 어르신들께서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믿고 지지해주시고 국론을 하나로 모아주시면 제가 잘 해나갈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서도 평창올림픽과 남북문제를 연결지어 언급하며 어르신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은 88올림픽 이후 30년간 대한민국이 이룬 성장과 발전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침 북한도 평창올림픽 참가의 뜻을 밝혀왔다. 아직 성급한 낙관이나 기대는 금물"이라며 "그러나 가능하다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100세 시대를 준비하면서 효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어르신들을 모시겠다"며 현 정부의 노인정책에 대해 꼼꼼하게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20만원인 기초연금 수급액이 9월부터 25만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2021년은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치매문제와 관련해선 "작년에 추경예산 1400여억원을 투입해 지금 전국 252개 시군구 보건소에서 치매안심센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치매국가책임제'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우리 사회가 '초고령 사회'로 가고 있다며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으면 일할 수 있도록 더 오래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정책으로 어르신들에 대한 관점이나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중근 회장은 문 대통령의 언급에 "우리 700만 노인들도 국가의 도움만 받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한 노후생활을 준비하고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봉사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은 한식으로 차려졌으며 문 대통령은 참석한 어르신들에게 손목시계와 찻잔세트를 선물로 증정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행사 사회를 봤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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