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평창기간 한미훈련 미실시' 합의..남북회담에 청신호

김현 기자,조소영 기자,서미선 기자 2018. 1. 5.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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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에 구체적으로 화답
트럼프, 남북회담 지지의사 표명으로 불확실성도 해소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뉴스1DB) 2017.1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조소영 기자,서미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전화통화를 갖고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평창올림픽 개최를 한달여 앞두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계기로 남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정상의 이번 합의로 남북회담 성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부터 3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평창올림픽 기간 중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양국군이 올림픽의 안전보장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북한이 더이상 도발하지 않을 경우에 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할 뜻을 밝혀주시면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고 흥행에 성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거듭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군사훈련 연기를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께서 저를 대신해 그렇게 말씀하셔도 될것 같다. '올림픽 기간 동안에 군사훈련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셔도 되겠다"라고 화답했다.

한미 정상이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탐색전을 이어가고 있는 남북간 회담 성사에 있어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의 이같은 합의는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이땅에 화염을 피우며 신성한 강토를 피로 물들일 외세와의 핵전쟁 연습을 그만둬야 한다"며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해 한시적이긴 하지만 상당부분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NBC와의 인터뷰에서 '한미군사훈련 연기 검토'를 언급하면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얘기했던 적대행위 중지, 침략훈련 중단에 대한 요구에 한시적으로나마 그 요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인을 줬고, 오늘 그 합의까지 갔으니 북한에 훨씬 더 구체적이고 진일보한 선물을 준 것"이라며 "회담 성사를 위한 좋은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비핵화'를 북한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내세우지 않은 채 이번 남북회담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좋은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는 언급을 내놓은 것도 남북회담 성사에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우리는 남북 대화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남북 대화 과정에서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알려달라. 미국은 100%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남북대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그간 남북회담 추진에 핵심변수로 꼽혔던 미국 입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에는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에 대해 적어도 중단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으면 대화가 어렵다는 기조였다"고 상기시킨 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회담 추진에 대해 처음엔) '지켜보겠다'라고 했다가 오늘 통화 전에 올린 트윗에선 '회담은 좋은 것이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고 말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그 결과가 지금 정상 통화 간에 반영됐고, 미국의 입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쭉 변화해 왔기 때문에 회담이 성사될 여건이 충분히 갖춰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난 3일 판문점 남북 연락채널을 개통한 이후 별다른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북한이 한미 정상의 이번 합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미 정상이 합의한 한미군사훈련 연기의 전제 조건도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 만큼 북한의 태도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한미 정상이 통화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계속 최대한의 압력을 가함으로써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청와대 내에선 "북한이 회담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북한의 화답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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