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코치로 새 출발 강영식 "팬들께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2018. 1.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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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기차 타고 올라오는데 '이등병의 편지' 노래 가사가 생각나더라고요.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딱 지금 제 상황이었습니다."

2018년, 지도자로 새 출발을 결심한 왼손 투수 강영식(37)은 2일 밤 부산에 가족을 남겨두고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이제 지도자가 된 강영식의 목표는 "후배들에게 다치지 않고 오래 뛰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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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시즌 종료 후 롯데서 방출..통산 750경기
9년 연속 50경기 출전으로 조웅천(13년 연속) 이어 2위
롯데자이언츠 강영식 <<롯데자이언츠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밤에 기차 타고 올라오는데 '이등병의 편지' 노래 가사가 생각나더라고요.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딱 지금 제 상황이었습니다."

2018년, 지도자로 새 출발을 결심한 왼손 투수 강영식(37)은 2일 밤 부산에 가족을 남겨두고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강영식은 마운드에서 더 던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최근 1년 반 동안 부상 때문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한 30대 후반 투수에 손을 내미는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구단의 부름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강영식은 지난달 말 유승안 경찰청 감독으로부터 "코치를 해 보겠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한참을 고민하던 강영식은 현역 생활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3일부터 경찰청 코치로 야구인생 2막을 연다.

2000년 해태에 입단한 강영식은 이듬해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김응용 감독의 총애를 받아 2002년에는 선발로 14경기에 등판해 선발 3승(시즌 6승)을 따냈다.

이후 강영식은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이겼어!"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4대3 승리를 거둔 롯데 강민호와 강영식이 기뻐하고 있다. 2015.9.10 pitbull@yna.co.kr

2007년 롯데로 팀을 옮긴 이후에도 꾸준히 불펜을 지켰다. 큰 부상 없이 2015년까지 롯데 불펜의 핵심 역할을 했다.

강영식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년 연속 5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그 위에는 조웅천(13년 연속 50경기)이 유일하다.

사실 강영식은 스타 선수는 아니었다. 대신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였다.

그는 프로 통산 18시즌 동안 750경기에 출전해 최다 출전 부문 단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종아리 부상 때문에 2017년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최다 경기 1위(류택현·901경기)를 넘어 1천 경기까지 뛰겠다는 그의 목표도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결국, 그는 750경기 679이닝 32승 32패 11세이브 116홀드 평균자책점 4.31이라는 통산 성적을 남기고 스파이크 끈을 풀었다.

코치로 일한 첫날인 3일, 강영식은 "아직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바뀐다. 혼자 가만히 있으면 가라앉았다가 동료 코치와 이야기 나누면 좋아진다"며 아직 마음속으로는 현역 은퇴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모습이었다.

역투하는 강영식 (마산=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5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두산전에서 롯데 강영식이 2003년 대구에서 열린 LG전 이후 2천187일만에 선발투수로 출전해 역투하고 있다.2009.8.5 choi21@yna.co.kr

그는 "여전히 시속 145㎞는 던질 자신이 있다. 계속 기다렸지만, 이제는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제 지도자가 된 강영식의 목표는 "후배들에게 다치지 않고 오래 뛰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마라톤과 같았던 현역 생활의 결승선을 앞두고 부상 때문에 뜻을 접었던 그에게 가장 소중한 건 강속구도, 칼날 제구력도 아닌 건강이다.

유니폼을 벗은 뒤 가장 먼저 생각난 건 팬이다.

"팬 덕분에 지금까지 야구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올라갈 때마다 잘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마음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받은 사랑, 앞으로 야구장에서 꼭 팬들께 나눠드리겠습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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