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알바 쓸 엄두 못내".. 자영업 부모 일손 돕는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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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김모(27) 씨는 최근 퇴근한 뒤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부모가 운영하는 고깃집에서 홀 서빙과 고객 응대 등을 맡고 있다.
최저임금이 올해 7530원으로 오르면서 아르바이트생을 쓸 엄두가 안 난다고 걱정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직접 일을 돕기로 한 것.
김 씨는 3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늘어 아르바이트생을 쓰면 부모님 가게가 적자를 볼 지경"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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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인건비 늘어
아르바이트생 쓰면 적자날 판
퇴근후 일손 돕는 2030 급증
“가게 사정 뻔히 알고 있는데
모른척 할수 없어 돕고 있죠”
한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김모(27) 씨는 최근 퇴근한 뒤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부모가 운영하는 고깃집에서 홀 서빙과 고객 응대 등을 맡고 있다. 최저임금이 올해 7530원으로 오르면서 아르바이트생을 쓸 엄두가 안 난다고 걱정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직접 일을 돕기로 한 것. 회사 일만으로 이미 녹초가 돼 퇴근하지만, 가게 사정을 뻔히 아는데 부모의 고통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김 씨는 3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늘어 아르바이트생을 쓰면 부모님 가게가 적자를 볼 지경”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법률사무소 사무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모(27) 씨 상황도 비슷하다. 박 씨는 오후 7시쯤 회사 일을 마치면 부모님이 운영하는 카페의 마감 업무를 돕기 위해 ‘두 번째 출근’에 나선다. 박 씨는 “퇴근 시간이 일정한 편이라 집에 들어가는 길에 부모님 가게에 들러 뒷정리를 돕는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올라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직장에 다니면서도 자영업자 부모를 도와 가게에서 일하는 ‘비자발적 투잡(two job)족’이 등장했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지난달 유통·판매 부문 아르바이트 구인은 15만6295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16만8517건보다 7.3%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었던 셈이다.
서울 동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4) 씨는 “더 이상은 아르바이트를 고용할 여력이 없다”며 “시급이 8000원은 돼야 사람을 구할 수 있을 판인데, 기존에 일하던 아르바이트생도 줄이고 이제는 자녀들에게 도와달라고 손 벌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대폭 상승한 최저임금에 가장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집단이 소규모 자영업자들”이라며 “최저임금이 현재와 같은 상승 기조를 유지한다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채용을 줄이고 가정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노동력을 수급하려는 영세 사업장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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