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 혼밥시대 ②] 혼밥·혼술족 많아지니..음식점·주점 '휘청'
-음식점ㆍ주점업 생산 3.1%↓, 3연속 마이너스
-소비부진ㆍ청탁금지법ㆍ혼밥·혼술족↑ ‘3중고’
-식품업계, 소용량ㆍ소포장 출시, 1인가구 공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혼자서도 잘 먹고 잘 마시는 혼밥족ㆍ혼술족이 늘어나면서 음식점과 주점업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음식점 및 주점업 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했다.
이는 200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음식ㆍ주점업은 서민들의 대표적 창업 업종이지만, 생산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경기 회복세에도 계속된 소비 부진, 청탁금지법, 혼술ㆍ혼밥 등 1인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09년 1∼11월 감소 폭(-2.4%)보다도 0.7%포인트 더 크다.
12월 한 달을 좀더 봐야겠지만, 이미 1∼11월 감소 폭이 큰 탓에 지난해 음식ㆍ주점업 생산은 2015년(-1.8%), 2016년(-0.8%)에 이어 3년 연속 마이너스가 확실시되고 있다. 음식점 및 주점업 생산이 3년 연속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음식ㆍ주점업 경기 악화의 중심에는 경기 회복세에도 기를 펴지 못했던 소비가 있다.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1인가구 증가에 따른 혼술ㆍ혼밥 소비 풍조가 음식ㆍ주점업 경기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직장 회식 문화가 점차 간소화한 것도 영향을 준다. 또 편의점 간편식이나 가정식 문화가 더 세련된 것으로 인식되면서 음식ㆍ주점업을 찾는 발걸음도 뜸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도 지난 하반기 시행된 청탁금지법도 영향을 준것으로 보인다.
반면 식품업계서는 혼밥족과 혼술족을 위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3~4인용이 기본이던 제품을 1~2인용으로 재출시하는가하면 조리 번거로움을 없앤 간편식 출시가 활발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삼호어묵 맑은 어묵탕’과 ‘삼호어묵 오색 어묵탕’을 출시했다가 ‘소포장 제품을 원한다’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두 제품 용량의 약 60% 수준인 소용량 제품을 최근 추가로 선보였다.
농심켈로그는 지난해부터 대용량 상자로 나오던 시리얼 제품을 1회 분량 컵에 담아 생산하고 있다. 1년 만에 판매량이 200만개를 돌파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비싼 술의 대명사였던 위스키·와인도 혼술족을 위해 소용량으로 출시된다. 금양인터내셔날은 편의점 ‘씨유’와 손을 잡고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375㎖의 칠레산 와인 ‘가또 네그로 미니패키지’ 2종을 출시했고 세븐일레븐은 포켓 사이즈인 200㎖ 용량으로 줄인 보드카와 위스키 등 12종을 선보이고 있다.
혼밥족 덕에 가정간편식 시장은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국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541억원으로,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2017년은 3조원대가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도 50%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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