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국정위 인사 대거 포진.. 또 '캠코더' 기용 논란

김예진 2018. 1. 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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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특임공관장 분석/외교안보분야 주요 인사 박선원/ 주중국 상하이 총영사에 임명/ 주교황청 대사 이백만 前 靑 수석/ 박금옥 등 범여권 인사 다수 발탁/'대선 전리품 전락' 비난 불가피/ 여성 공관장 5명 신규 보임 총7명/ 非외시 직원 6명 발탁 등도 눈길

문재인정부 출범 후 마무리된 첫 공관장(대사·총영사) 64명 인사에서는 과거 정권에서보다 특임공관장 발탁이 확대됐다. 특히 민간 출신(비국가정보원·군·관료 출신)의 경우 노무현정부 인사거나 문 대통령 측근, 대통령직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 출신이 다수 포진해 특임공관장제가 여전히 대선 전리품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임공관장제는 대통령이 외교업무 수행을 위해 전문 외교관 외에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인물을 보임(補任)한다는 제도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문재인정부 출범 이래 처음 하는 인사인 만큼 외교부 혁신과 외교역량 증진 등 기대를 반영하려 했고, 탄핵정국 등을 거쳐 봄에 교체되지 못한 공관장이 이번에 교체됨에 따라 인사 폭이 예년보다 두 배가 넘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가 163개 공관장 중 문재인정부 출범 후 단행된 64명(보도유예 내정자 11명 포함)에 대한 인사를 분석한 결과, 특임공관장이 당초 16명에서 20명으로 25% 증가했다. 64명 중 특임공관장 비율은 직전 25%에서 31%로 늘었다. 문재인정부는 외교부 특유의 순혈주의 타파를 위해 임기 내에 특임공관장 비율을 최대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어 특임공관장 발탁 기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전문성보다는 문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을 포함해 노무현정부, 김대중정부 출신 등 범여권 인사들이 주요국 특임공관장으로 발탁되는 사례가 잇따랐다는 점이다. 문재인정부에서 발탁된 특임공관장 20명 중 국가정보원·군·관료 출신을 제외한 정치인 등 순수 민간 출신이 절반인 10명에 달한다.

노무현정부 시절 외교·안보정책의 핵심이었던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이 주중국 상하이 총영사에 임명됐다. 박 총영사는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 안보상황단 부단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자문그룹에 속하는 인사다.

노무현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던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주교황청 대사에 임명됐다. 또 김대중정부 시절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지낸 박금옥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주노르웨이 대사, 정범구 전 의원은 주독일 대사, 최규식 전 의원은 주헝가리 대사에 각각 임명됐다.

4강 대사에 이어 이번 인사에서도 범여권 출신 외부인사들이 잇따라 공관장에 임명되면서 자리 챙겨주기, 코드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앞서 정부는 조윤제 주미국 대사, 노영민 주중국 대사,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이수훈 주일본 대사 등 한반도 주변 4강 주재 대사로 비(非)외교관 출신 정치인 또는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을 도운 인사들을 임명한 바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미·중·일·러 한반도 주변 4강 주재 대사에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들이 내정되자 “외교관은 아무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인사”라며 “미국처럼 국력이 뒷받침되는 강대국은 부동산업자가 대사로 나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 될 게 없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고 비판한 바 있다. <세계일보 2017년 10월19일자 1면 참조>

캠프 출신이나 대선 공신의 공관장 입성으로 직업외교관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외교부 북미국과 미국주재 공관 근무 경력을 갖춰 미국통으로 분류되는 일부 외교부 고위 관리들은 공관장 보임을 받지 못해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첫 공관장 인사에서는 여성과 비외시 직원 등의 약진, 연공서열 타파 경향도 두드러졌다. 박금옥 주노르웨이 대사, 조신희 주피지 대사, 유혜란 주이탈리아 밀라노 총영사, 정미애 주일본 니가타(新潟) 총영사 등 5명(보도유예 대사 내정자 1명 포함)이 신규 보임되면서 여성 공관장은 기존 2명(김효은 주세네갈 대사·양계화 주일본 센다이 총영사)에서 7명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비외시 직원 6명이 공관장에 발탁됐고, 업무·외국어 역량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과장급 직원이 소규모 험지 공관장으로 임명되거나 본부 국장급 직위 역임자들이 주요 공관 등 외교 일선에 전진 배치됐다. 임상우 주마다가스카르 대사 등이 해당한다. 본부 국장급 직위 역임자들을 외교 일선에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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