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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정부 시위 배후는 NCRI·인민무자헤딘" 이란 수뇌부 회의록 유출

등록 2018.01.02 11: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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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이란) = AP/뉴시스】 2017년 12월 30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 거리를 메운 시위군중. 이란 정부는 친정부 시위를 조직해 집회를 가졌고 이 때문에 자발적인 반정부 시위가 확대되었으며 전국에서 1월 2일까지 시위로 인해 최소13명이 숨졌다.   

【테헤란(이란) = AP/뉴시스】 2017년 12월 30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 거리를 메운 시위군중.  이란 정부는 친정부 시위를 조직해 집회를 가졌고 이 때문에 자발적인 반정부 시위가 확대되었으며 전국에서 1월 2일까지 시위로 인해 최소13명이 숨졌다.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 지난해 12월31일까지 수차례 회의
유럽서 활동하는 반정부 단체와 이라크의 인민무자헤딘 배후세력으로 지목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정치 지도자들, 그리고 보안군 수뇌부가 이란 반(反)정부 시위 관련 회의에서 했던 발언들이 유출됐다.

 하메네이 등은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시위 배후에 유럽서 활동 중인 반정부단체 이란국민저항위원회(NCRI)와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정부 무장단체 인민 무자헤딘이 있다고 지목했다. 이들이 시위를 조직적으로 시위를 주도하고 지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NCRI의 고위급 소식통이 제공한 회의록에 따르면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수차례 회의를 열었다고 미 폭스뉴스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어를 영어로 번역한 회의록에서 회의 참석자들은 이번 불안이 경제의 모든 부문을 해치고, "정권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는 것이 첫번째 단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종교지도자들과 지도부들은 가능한 한 빨리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신이 우리를 도우시길 (바란다), 이것은 매우 복잡한 상황이고 이전 경우와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반정부 시위가 확산됨에 따라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최소 13명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망자는 대부분 시위대이지만, 나자파바드에서는 사냥용 소총 공격을 받은 경찰관이 한 명 사망하기도 했다.

 이란내 소식통과 NCRI 소식통에 따르면 1일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 전역의 최소 40개 도시에서 시위가 목격되고 있다.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 "국민들은 거지처럼 사는데, 지도자는 신처럼 산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회의록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시위 첫날부터 (위와 같은)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며 "테헤란에서 오늘(1일) 사람들은 하메네이에 대항하는 구호를 외쳤고, 어제도 모두 하메네이에 맞서는 구호를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테헤란=AP/뉴시스】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오른쪽)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로하니 지지 행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8.10.

【테헤란=AP/뉴시스】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오른쪽)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로하니 지지 행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8.10.

그러면서 이번 시위를 우려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정보 부서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시위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의록은 또 군대가 직접 시위에 개입하는 "적색 경보"는 아직 선언하지 않았다면서, IRCG나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즈민병대를 보낼 경우 "역효과"를 낼 것이고 "시위대를 더 적으로 돌리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회의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행정부 관리들이 시위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돼 있다. 회의록에선 "미국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며 "미국과 서방은 위선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모두 뭉쳤다"고 주장했다.

 회의록에 언급된 '위선자들'은 이란 당국이 반정부 무장조직 '인민 무자헤딘'을 가리킬 때 쓰는 용어다. '인민 무자헤딘'은 1965년 왕정 반대를 위해 결성됐다. 그러나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을 축출하고 이슬람 신정체제가 들어선 뒤에도 반대투쟁을 계속 벌여 이란에선 불법단체로 규정됐다. 1980~1988년 이란과 전쟁을 벌이던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이 이란의 무장 반대세력들을 이라크에 수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무자헤딘 요원 3500명과 그 가족이 이라크에 거주하게 됐으며,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미군은 이들의 무장을 해제시키고 자신들의 보호 아래 두기 시작했다. 

 회의록은 NCRI 지도자인 마리암 라자비를 "이단자"라고 비판하면서, "그가 처음부터 (시위에)결합했다"고 언급돼 있다. 이어 "마리암 라자비는 정권 교체를 희망하고 있다"며 "시위는 확실히 조직화됐으며, 보안군은 무자헤딘이 매우 적극적으로 시위를 주도하고 지도까지 하고 있다고 보고한다"고 되어 있다.

 회의록은 이란 지도부와 관련된 모든 이들은 "상황을 경계하고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며 "보인 및 정보기관 역시 현장 상황을 계속해서 감시하고 지도부에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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