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하정우 "판타지 장르 두려움? 도전 없으면 성취도 없어"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2017. 12. 3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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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39)가 겨울 스크린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4년 연속 여름 대작 전쟁에 작품을 내놓으며 '여름엔 하정우'라는 공식을 만들더니 지난해 여름 '터널'(감독 김성훈)이후 무려 1년 4개월 만에 겨울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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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1987', 일주일 차 개봉.. 흥행·비평 두 마리 토끼 잡으며 순항 중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보며 크게 의지해"
"캐릭터에 제약 두지 않아.. 안되면 되도록 노력하는 스타일"
영화 '신과함께-죄와벌'과 '1987' 주연 배우 하정우 /사진=롯데엔터에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함께-죄와벌'과 '1987' 주연 배우 하정우 /사진=롯데엔터에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함께-죄와벌'과 '1987' 주연 배우 하정우 /사진=롯데엔터에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함께-죄와벌' 스틸
영화 '신과함께-죄와벌' 스틸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하정우(39)가 겨울 스크린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4년 연속 여름 대작 전쟁에 작품을 내놓으며 '여름엔 하정우'라는 공식을 만들더니 지난해 여름 '터널'(감독 김성훈)이후 무려 1년 4개월 만에 겨울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개봉 12일째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이하 '신과함께')와 27일 개봉해 현대사를 다룬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받으며 쌍끌이 흥행 중인 '1987'(감독 장준환)로 동시에 겨울 관객을 만나고 있다. 파죽지세와 같은 현재의 흥행세라면 "겨울에도 하정우"라는 공식이 새로 써질 판이다.

배우 본인이야 공교롭게도 롯데엔터테인먼트와 CJ엔터테인먼트의 겨울 텐트폴 영화 두 편의 주연을 맡아 두 작품의 경쟁을 지켜봐야 하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두 편의 영화 모두 관객과 평단의 고른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어 극장가에서는 "하정우 vs 하정우", "하정우 잡는 하정우"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내며 웰메이드 상업 영화 두 편의 경쟁을 즐기고 있는 모양새다.

'신과함께'에서는 망자를 인도해 재판을 받게 하는 저승차사 강림 역을,‘1987’에서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찾는 첫 단추를 끼우는 최검사 역을 연기했다.

두 영화의 개봉 직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하정우를 만났다. 공들여 촬영한 두 작품을 동시에 선보여야 하기에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하는 듯 했다.

평소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그답게 이날 인터뷰 현장에서도 하정우는 대부분의 질문에 신중하지만 위트 넘치는 답을 내놨다.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답변에 있어서 '신과함께'와 '1987' 어느 한 편에도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그가 왜 오랜 시간 최고의 티켓파워를 유지하며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큰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는지 느껴졌다.

- '신과함께'의 첫 등장이 육개장을 먹는 먹방이다.

▲ 감독님의 요구였고 첫 장면이었다. 저승차사 강림이 이승에 개입하기를 좋아하고 인간들에 연민이 많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었다.

- '국가대표'의 흥행을 함께 이뤘던 김용화 감독과 다시 한 번 '신과함께'를 한 이유는.

▲ 2013년 김용화 감독님의 '미스터 고'가 흥행에서 고배를 마셨다. 저는 마침 '더 테러 라이브'가 잘 돼 신나는 시간을 보낼 때였는데 김 감독님과는 학교 선배이기도 하고 영화 '국가대표'를 함께 해 친하기도 하니까 위로 해드리러 만났다. 처음엔 아무렇지 않아 보여서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힘들어 하시더라. 그 때 감독님께 "감독님 다음 작품에 아무 역할이라도 써주세요"라고 이야기 드렸다. "여장이라도 하겠다"고 했다. '미스터 고2'의 고릴라만 아니면 하겠다고 했다. 그 때는 정말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을 때였다. 시간이 흘러 '신과함께'를 하겠다고 하시더라. 궁금해서 웹툰을 봤다. 웹툰을 읽어보니 작품이 주는 드라마가 너무 좋았다. 왜 우리나라 최고 웹툰이 됐는지 알겠더라. 드라마의 주제, 한국적 정서가 다 맞아 떨어지고 좋았다. 그 후에 시나리오를 받았다. 김용화 감독이 왜 이 이야기를 택했는지 딱 알겠더라.

- 그 이유가 뭔가.

▲ 김용화 감독이 어릴 때 힘들게 자라셨다고 들었다. 중고교 시절 강원도 지역 태권도 대표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는데 어머님이 많이 아프셔서 어머니 대신 고등어 장수도 하면서 병수발도 들고 했다더라. 워낙 감정도 풍부한 분이고 눈물과 웃음도 많다. '신과함께'를 보니 '국가대표'와 통하는 부분이 있더라. 저는 시나리오를 택할 때 감독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직접 경험한 것인지를 중요시 한다. 아니면 진짜 감독 자신이 잘 아는 이야기인지, 지독히 좋아하는 것이 담겼는지 등을 본다. 시나리오와 감독이 밀착이 잘 되어 있어야 영화가 사랑받을 확률이 높다. 자홍이 엄마에게 용서를 구하는 내용은 김용화 감독 자신의 이야기였다. 잘 통하겠다 생각하고 결정했다.

- 제작 초기 원작 팬들이 가상 캐스팅으로 해원맥을 추천했다. 강림 역을 맡게 된 이유는.

▲ 조합을 맞춰봤을 때 제가 소시민의 보편적 인물인 자홍을 연기할 수 있을까 싶더라. 제가 자홍으로 나온다면 3차사는 외형적으로 더 크고 센 분들이 와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해원맥은 원작보다 유들유들하고 유쾌한 인물이 됐는데 내 마음에도 들었고 잘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강림 역에 대선배님들이 오셔야 하는데 퍼즐을 맞추다 보니 강림으로 최종 결정됐다.

- 엔딩의 강한 눈물 코드는 관객에게 가장 호평 받을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한 반면 신파라는 비판도 나올수 있는 지점이다.

▲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신파라고 불리는 지점을 빼면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가 고민되는 부분이다. 신파의 양을 줄이고 카메라 앵글 또한 멀찍한 곳에서 잡고 관객의 감동 정도를 줄인다면 상업영화로서 가치가 있을까. 이런 것들이 걸린다. 참 어렵다. '허삼관'으로 연출을 해 본 입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감정을 표현할 것인가'는 참 어려운 부분이다. '국가대표'에서 차헌태가 자기를 버린 엄마에게 냉소적으로 표현하다가 설탕 뿌린 토마토를 보고 울컥하는 지점이나 자홍, 수홍 형제와 엄마의 관계에서 표현된 부분이 전부 김용화 감독의 감정일 것이다. 엄마를 그리워하고 엄마에게 용서받고 싶은 것이 본인의 마음 아니었을까.

- 누룽지 밥솥 신에 대해 PPL이 아니냐는 농담도 나오더라.

▲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국가대표'에도 전기밥솥 장면이 있다. 제가 맡은 밥(차헌태)이 용산전자상가에서 밥솥을 사는 장면이다. 김 감독님 본인에게 누룽지와 밥솥에 얽힌 사연이 있었을 것 같다. 어머님이 냄비밥을 지어주시지 않았을까 싶다.

- '신과 함께'와 '1987' 두 작품이 동시기 선보이다 보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겠다.

▲ 두 작품 모두 관객들 반응이 좋아서 감사하고 아름답다. 예상치 못하게 가운데 껴 있다 보니 오히려 이성적이 됐다. 나도 어디에 껴서 세리모니를 하고 싶은데 혼자 가운데 덩그러니 있는 느낌도 있다.

- '신과함께'의 개봉이 여름에서 겨울로 바뀐 이유는.

▲ 1부에 모든 공력을 총동원하자는 기조였다. 개봉 시기가 바뀌는 과정을 다 소통했다. 촬영도 2달을 더 연장해 진행했다. 1부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후반 작업 시간을 가지자는 결정을 한 게 지난 5월이었다. 1월에 편집도 모두 끝나 있었는데 CG와 음악 믹싱에 공을 들여야 했다.

- 1부에서 강림은 영화 전체를 이끌고 관객을 가이드하는 입장이다. 감정신은 차태현, 김동욱에 더 비중이 컸는데 아쉬움은 없나.

▲ 그래야만 드라마가 살게 된다. 2부에서는 강림, 해원맥, 덕춘 3차사가 1000년 전 어떤 사건으로 차사가 됐는지 강림의 과거와 감정들이 나온다. 2부를 보시고 나면 왜 1부에서 3차사가 이런 모습이었는지 아시게 될 것이다. 강림과 염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된다.

- '신과함께'는 국내 최고 VFX기술이 집약된 영화다. 반면 배우로서는 CG가 거의 대부분 촬영 분량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을 텐데.

▲ '미스터 고'가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김용화 감독이 '신과함께'로 넘어오기 위한 브릿지가 되어준 게 아닐까. CG에 있어서만큼은 전혀 걱정을 안했다. 만약 이 시기에 '신과함께'를 안했다면 어떤 작품을 했을까. 어떤 영화에 흥미를 가졌을까. 평소 만들었던 장르물이나 드라마 위주의 작품만 선택한다면 지나치게 관성화된 모습 아닐까. 저는 이번 도전이 매우 흥미로웠고 또 뛰어넘어 보고 싶었다. 최근 '부산행'과 '곡성'을 보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이렇게 새로운 장르를 받아 들일 수 있구나', '우리나라도 달라졌구나'를 확인했다. 이제는 판타지 장르도 국내에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신과함께'가 좋은 시작점이 될 것 같다.

- 그린 매트 촬영이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 처음엔 생뚱 맞았다. 하늘을 날아 다니고 느와르에 나와야 할 얼굴이 판타지에 나오는 것을 적응하고 받아들이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선배님을 보면서 '어르신도 정색하고 연기하시는데 나 또한 앞으로 필모그래피로 쌓아가야 하는 작품이지'하고 마음을 편히 먹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거리감은 누군가가 시작해서 좁혀 나가야 하는 것 같다. 강림을 연기하기 위해 '아이언맨'을 보고 '매트릭스'를 보고 '아, 저렇게들 표현했구나'하는 것을 배웠다. 마음의 큰 의지가 됐다. 사실 벽에 대고 이야기를 하고 허공에 칼을 휘두르고 하는게 뻘쭘하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이라서 그렇다는 걸 인지하고 하나하나 그런 뻘쭘함을 없애고 이 영화의 톤앤매너에 적응해 나갔다.

- '신과 함께'의 주제 중 한 부분이 효심에 관한 것인데 집에서는 어떤 아들인가. 효자인가.

▲ 저 효자다.(웃음) 살갑게 부모님께 대하는 건 부족하다. 무뚝뚝한 성격이라 표현도 잘 못하고 말도 잘 못한다. 뒤에서 묵묵히 서포트하는 쉐도우 같은 아들이다. 멀리서 지켜보고 부모님이 뭐가 필요하신지, 어떤 고민을 하시는지 살펴 보고 동생을 시켜서 적재적소 적절한 타이밍에 "영훈아, 네가 가서 어머니께 이렇게 해드려라"라고 이야기한다. 명절에 차례도 잘 지내고 저희 집안 일은 앞장 서서 주도하는 편이다.

- 인터뷰 ②가 궁금하다면
[인터뷰②] 하정우 "감독·제작자 도전? 더 나은 배우 되기 위한 노력"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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