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의 눈물②]폭언·폭행에 성희롱도..새벽일 내몰리는 '극한의 청춘'

2017. 12. 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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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6일 오전 2시, 편의점에 첫 출근한 이 아르바이트생은 물건값을 계산하다 실수한 다시 바코드를 찍으려 했다.

손님이었던 B(27)씨는 "나를 도둑 취급하느냐"면서 온갖 욕설을 하며 새벽시간 사장까지 호출했다.

급기야 B씨의 위협에 아르바이트생은 편의점 바닥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늦은 밤 편의점에서는 혼자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많지만 주간보다 취객이 몰리면서 폭언이나 폭력, 성취행 등 범죄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지만 이들을 보호하는 장치는 미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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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시간 알바생 31% “폭력을 당한 경험 있다”

-욕설 등 언어폭력 심해…일부 트라우마 겪기도

-대응 매뉴얼도 전무…“이용자 인식 개선 필수”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경기도 남양주시 편의점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던 아르바이트생은 갑질하는 손님에게 받은 충격으로 하루 만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만 했다. 지난 10월 16일 오전 2시, 편의점에 첫 출근한 이 아르바이트생은 물건값을 계산하다 실수한 다시 바코드를 찍으려 했다. 손님이었던 B(27)씨는 “나를 도둑 취급하느냐”면서 온갖 욕설을 하며 새벽시간 사장까지 호출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그때뿐이었다. B씨는 20분 뒤 다시 편의점을 찾아 욕설을 퍼부었다. 급기야 B씨의 위협에 아르바이트생은 편의점 바닥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참다못한 편의점 여사장이 신고했고 경찰은 편의점 내에 설치된 CCTV 녹화장면을 토대로 A씨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 지난해 12월 14일 새벽시간 경북 경산시 한 편의점에서 30대 아르바이트생이 흉기에 수차례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숙취해소 음료를 사서 비닐봉지에 담아가려고 하다가 이 근무자가 봉투값을 달라고 하자 다툼이 있었다. 이 남성은 150m가량 떨어진 집으로 가서 흉기를 들고 와 범행을 저지른 뒤 편의점 앞에 앉아 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모두가 잠드는 늦은 밤, 일터로 향하는 ‘올빼미형 아르바이트생’이 늘고 있다. 치열해지는 취업 준비와 상대적으로 두둑한 ‘야간 수당’의 유혹이 청춘들을 새벽의 일터로 내몬다. 늦은 밤 편의점에서는 혼자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많지만 주간보다 취객이 몰리면서 폭언이나 폭력, 성취행 등 범죄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지만 이들을 보호하는 장치는 미비하다. 이들은 밤마다 아찔한 삶을 이어간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심야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만 19∼29세 성인 507명 대상(복수 응답)으로 한 ‘심야노동 종사자 실태조사’ 보고에 따르면 31.4%(159명)가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155명으로 가장 많았고 물리적 폭력도 18명이나 됐다. 17명은 성희롱, 9명은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편의점의 경우 37.6%가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패스트푸드점(22.9%)이나 커피전문점(22.2%) 비해 높았다. 고객에 의한 폭언, 폭력, 성희롱에 시달린 심야노동 종사자들은 이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폭력의 경험한 아르바이트생 중 17.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언어적 폭력의 경우에는 16.8%, 물리적 폭력의 경우에는 경험자의 27.8%, 성희롱의 경우 41.2%, 괴롭힘의 경우 66.7%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고위험군이다.

더 문제는 심야노동 종사자들이 매장 내에 경찰이나 경비업체를 부를 수 있는 비상벨의 존재나 사용방법을 모른다는 점이다. 심야노동 종사자들은 폭언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고용주에게 문제 제기를 해도 “참으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다.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심야 노동자들이 취객으로 인해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으로 인해 늘 불안하지만 사전 교육도 관련 대응매뉴얼도 없었다. 그나마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숙달된 설득’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심야노동 종사자의 안전에 대한 인식 전환과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노동권익센터 관계자는 “폭언과 폭력, 성희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심야노동을 그만두는 것뿐이며 이에 대한 사업장의 지원은 없었다”며 “특히 취객 등에 의한 폭력은 심각한 상황인 만큼 대시민 감정노동캠페인처럼 심야노동 종사자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펼치고, 심야노동 종사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 대응할 수 있는 안전교육을 실시해야한다”고 밝혔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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