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신년사' 새해 덕담 뭘 담았나..

전병역 기자 입력 2017. 12. 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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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해를 마무리하고 2018년을 맞이하는 세밑에 정부 장관급 고관대작들과 경제단체장,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를 내놓았다. 이들은 2017년을 되돌아보고 더 밝은 앞날을 기약하기 위한 주문들을 제시했다. 메시지를 집약한 ‘제하분주, 공성이불거, 문경이정, 파벽비거’ 등 사자성어도 눈길을 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지난 8월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0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세제발전심의위원장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8년 신년사에서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정책은 없는 정책이나 다름없다”고 29일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가 약속하거나 발표한 정책이 국민 여러분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성과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3%대 성장세 회복과 ‘3만달러 소득 시대 원년’으로 경제 역동성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신년사는 주거복지에 맞췄다. 김 장관은 “몇 번의 대책으로 국민의 집 걱정이 일소될 수 없고, 아직 산적한 과제도 많다”고 말해 신년에도 집값 잡기를 강조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집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는 정부의 의지를 실천하는 첫걸음을 떼었다”고 했다.

‘탈원전·탈석탄 발전’을 이끄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에너지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백 장관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전환을 위한 후속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고 신사업도 적극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50만 중소 벤처기업, 소상공인의 수호천사가 되고 세일즈맨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홍 장관은 부동산투자자금을 벤처투자로 유인해 2022년까지 10조원 이상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하고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해 혁신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2017년 세월호 인양, 선체조사 과정에 홍역을 치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초심불망(初心不忘)’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출범예정인 제2기 특조위의 조사활동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한 점 의혹 없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바다에 뛰어들지 않는 자는 바다를 건너지 못한다’는 서양 속담을 인용해 해양산업 육성에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사람중심의 4차 산업혁명 구현”을 기치로 내걸었다. 유 장관은 “13대 혁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 기술 진보를 따라잡지 못하는 규제를 혁파하겠다”고도 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문견이정’(聞見而定)‘이란 글귀를 인용했다. “현장에 가서 직접 보고 들은 이후 싸울 방책을 정한다”는 뜻이다. ‘걱정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를 강조했다. 또 스마트팜을 확산하여 4차산업혁명을 농업 혁신성장의 계기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에 가장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또 “시장금리 상승이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장기근속자의 명예퇴직이 더 많은 청년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대간 빅딜’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한해 임직원들의 부정 취업청탁 사건 등으로 오점을 남긴 금융감독원 최흥식 원장은 ‘신뢰회복의 원년’을 강조했다. 최 원장은 ‘제하분주(濟河焚舟)’로 압축했다. 그는 “물을 건너며 탔던 배를 불태워 버리고 배수의 진을 친다는 비장한 자세로 매사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기업인들과 칵테일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참석자는 권오현 삼성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GS 허창수 회장(전경련 회장),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 KT 황창규 회장,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 서성일 기자(청와대사진기자단)

또한 민간 부문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규제 혁파를 통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이 신년사의 큰 줄기를 이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를 새해 화두로 내걸었다. 공을 이뤘더라도 그 자리에 머물지 말라는 뜻으로,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글귀다. 3% 경제성장률과 3만달러 시대를 달성하더라도 4차 산업혁명 등 도전 앞에 나아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인 2018년은 변화의 파고가 높은 세계 경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최고의 가치인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큰 진전을 이루자”고 주문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의 신년사 좌우명은 ‘호시우행(虎視牛行)’이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인들이 2018년 한 해를 전망하는 사자성어로 눈은 호랑이와 같이 늘 예리하게 유지하면서도 행동은 소처럼 착실하고 끈기있게 한다는 뜻을 꼽았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혁신으로 넘어서자”는 당부도 붙였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초불확실성 시대에 과감한 도전과 혁신으로 2018년을 ‘혁신 성장의 해’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신년사 메시지에는 ‘환부작신(換腐作新)’이 담겼다. 김 회장은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은 10만 임직원의 존재가치”라며 “대내외 여건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낡은 것을 바꾸어 새 것으로 만든다’는 환부작신의 자세로 모든 일에 임한다면, 좋은 결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하듯이, 스스로만 준비돼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년까지는 조선중공업계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2019년부터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파벽비거(破僻飛去)’를 당부했다. 김 회장은 “수행하고 있던 사업, 채널 등 기존 금융의 경계를 깨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파벽비거(벽을 깨고 날아가다)의 한 해를 만들어가자”고 했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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