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철의 철학경영] 말과 행동은 달라야 한다!

성행경 기자 2017. 12. 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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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철학과 교수
형식 판이하게 다른 말과 행동
반대로 움직여야 신뢰 형성
곤혹스러운 상황 처했을 때
말은 아끼고 몸은 움직여야

[서울경제] 리더의 말과 행동은 같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도자들이 보여주는 언행 불일치에 대해 얼마나 배신감을 느끼고 절망했는가. 자신이 권력을 쥘 때까지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했던 공약은 집권하고 나면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군주는 자신이 권력을 쥐기까지 했던 약속을 어떻게 하면 반감을 사지 않으면서 뒤집어엎을 수 있는가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있다. 바로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하는 말이다. 역시 마키아벨리다운 발상이다. 어차피 그는 정치와 도덕이 완전 분리돼야 한다고 믿는 철학자였으니까.

언행일치의 참뜻은 무엇일까. 말과 행동의 내용이 일치해야 한다는 말이다. 말과 행동의 내용이 일치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비록 마키아벨리는 권력을 잡기 전과 후의 말과 행동은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말과 행동은 그 형식에 있어 세 가지 판이하게 다른 점이 있다. 첫째, 말은 느리게 하고 행동은 빠르게 해야 한다. 공자가 논어에서 하는 말씀이다. 군자는 말은 아끼면서 천천히 해야 한다. 행동은 소리 없이 빠르게 해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반대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말이 항상 앞서가고 촉새처럼 나불댄다. 행동은 늘 뒤처지고 굼벵이처럼 느려 터진다. 리더가 이래 가지고는 조직원의 신뢰를 얻기는커녕 불신을 조장하기만 한다.

둘째, 말은 겸손하게 행동은 당당하게 하라. 모든 것이 다 잘나갈 때, 아니 다 잘나간다고 생각될 때, 사실은 그때가 가장 위험할 때다. 모든 것이 잘나갈 때, 사람들은 대개 좀 당당해진다. 그럴 때는 남 보기에 거만하고 으스대는 것으로 보이기 쉽다. 반대로 모든 것이 꼬여 있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대개 겸손해지면서 움츠러든다. 그러면 남 보기에 비굴해 보인다. 잘나갈수록 겸손하고 못 나갈수록 당당하라. 이것을 제대로 표현하는 형식이 말은 겸손하게, 그러나 행동은 당당하게 하는 것이다.

셋째, 말은 아껴야 하고 행동은 질러야 한다. 말을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일 때가 있다. 그야말로 곤혹스러운 상황일 것이다. 그럴 때는 ‘말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라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아니 가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간혹 있다) 아니 백이면 아흔아홉이 다 말하지 말라고 말린다. 비수처럼 가슴에 꽂힌 그 말 한마디가 세월이 지나도 계속 상처로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동은 다르다. 후회될지 모를 행동이라도 하고 나면 경험도 쌓이고 교훈도 남기 때문이다. 모험해야 할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말을 실수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말로만 사과해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행동으로서 보여줘야만 그 말실수는 교정될 수 있다. 말은 말로서 교정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교정돼야 한다. 행동으로 실수를 하면 어떻게 되는가. 행동으로 한 실수에 대해서는 반드시 말로 사과해야 한다. 남의 발을 슬쩍 밟아 놓고 아무 말 없이 지나가서는 안 된다. 그것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겠다는 말만으로는 안 된다. 지속적인 행동으로 뒷받침을 해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세상에 용서받지 못할 실수는 없다. 실수는 항상 용서받을 수 있고 항상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 말과 행동의 내용이 일치할 때.

몽상가는 말만 많은 사람이다. 아이디어는 풍부한데 그 아이디어는 전혀 검증되지도 않고 아니 아예 검증할 생각도 없다. 그래서 이뤄지는 것이 전혀 없다. 말만 있고 행동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전리더는 다르다. 자신의 꿈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 비전리더는 꿈을 결국 이뤄 내고 만다. 왜. 자신의 꿈에 대해서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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