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 과정]"늦었지만 다행..재가동은 기업·정부 모두 이득"

전병역 기자 2017. 12. 28. 18: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개성공단 기업들 반응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방적 구두지시에 따른 결정’이란 통일부 발표에 개성공단기업들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 핵·미사일 때문에 당장은 어렵더라도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게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 발표가 때늦은 감은 있지만 큰 획을 그어줘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정황으로 봐서는 오늘 발표가 헌법재판소 심판에도 변수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 비대위는 지난해 5월 헌재에 개성공단 중단조치의 위헌 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을 냈다.

이날 올해 마지막 비대위 회의를 가진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직접적으로 묶인 자산뿐 아니라 경영악화에 따른 피해도 크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재무제표를 제출한 108개사의 지난해 매출은 2015년 대비 평균 26.8% 감소했다.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든 기업(사실상 휴업·사업축소)도 23%인 25곳이다. 통일부와 개성공단기업협회는 토지·건물·기계 등 투자자산과 유동자산 등 피해 확인액만 7779억원이라고 집계했다. 정부는 올 11월에 660억원을 추가해 그동안 개성공단기업에 5800여억원을 지원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의 한 기업체 대표는 “지난 정부는 (개성공단 북한 노동자) 임금이 핵·미사일 개발비로 전용됐다는 근거를 못 대지 않았느냐”며 “기업은 이익을 보고, 정부도 세금을 받는 등 혜택을 보기 때문에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게 우리한테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중국, 동남아 등지로 생산시설을 옮기기는 했어도 실질적인 대안이라고 하기 힘들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신 위원장은 “개성공단이 닫힌 뒤 동남아로 진출해보니 이미 늦었고, 아프리카까지 가봐도 동남아와 달리 익숙지 않고 거리가 너무 멀어 이중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에 개성공단만 한 곳이 없더라. 전에는 그 가치를 몰랐는데 이제 와서야 ‘홀아비 마음’을 아는 심정”이라고 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이 근본 해결책으로 조명되고 있지만 북한 핵·미사일을 둘러싼 안보문제로 이른 시일 안에 이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