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봐야 할' 유준상 음악 [인터뷰]

이호영 2017. 12. 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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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이준화 / 사진=스포츠투데이DB
유준상-이준화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유준상의 자세는 곧다. 꽂히면 스쳐 지나가는 법 없이 집요하게 파고든다.

배우 유준상(48) 아닌 가수 유준상도 그렇다. J N JOY20(제이앤조이20)는 유준상이 속한 2인조 그룹이다. 그의 주도하에 지난 2014년 결성됐으며, 지금까지 총 5장의 정규 음반을 발매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준상' 본인의 이름으로 2장의 개인 음반과 LP 2장, 음악 영화 두 편까지 만들어내며 꾸준히 음악과 함께해왔다.

"J N JOY20, 아직 잘 모르시죠?(웃음) 유준상과 이준화의 이름 철자 J와 '즐긴다'는 뜻 조이(Joy)를 더했습니다. 스무 살 차이 나는 두 남자가 즐기며 음악 한다는 뜻이죠. 낯설겠지만, 꾸준히 해왔습니다."

너스레로 시작했지만,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퍽' 진지하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은 서정적이고 조용한, 대중성을 좇지 않는 뚝심 있는 노래란다. 유준상은 "우리 음악의 특징은 형식이 없다는 것"이라며 "대중성을 좇다 보면 어느순간, 틀 안에 갇힌다. 찍어내듯 짜 맞춰 만들기보다는 그때그때 느낀 진심을 즉흥적으로 담아낸다. 일부러 방방곡곡 여행을 다니며 수많은 경험을 하는 이유도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준상 음악'의 원천은 여행 혹은 '사서고생'(?)이다. 그는 "모티브는 여행이다. 골방에 틀어박혀 있으면 이야기가 나오지 않더라. 한정 없는 곳들을 떠다니며 풍경, 사람, 경험과 마주하면 '번뜩'하고 시상이 떠오른다"며 "남들 가는 휴양지는 웬만하면, 지나친다. 깊숙한 곳을 찾아 들어가고, 고된 일정을 짠다. 그래야 더 많은 것들을 만난다. 기차를 놓치고, 정말 이상한 사람도 만나고, 인연을 얻기도 한다. 이런 모든 찰나의 순간은 음악으로 담아낸다. 5년 동안 고수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켜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배고파' '그 정원에는 헤일리로즈가 어렸을 적 보았던 장미가 여전히 아름답게 피어있네' '헤르만 헤세도 이 바람을 느꼈겠구나' 등 곡명만 살펴봐도 대중성과 거리가 멀다는 것은 분명하다. 스치듯 떠오르는 가사와 음률, 제목까지 '후다닥' 만들어내지만 후반 작업에는 나름 공들인단다.

유준상은 허투루 찍어낸 노래가 아님을 재차 힘주어 말했다. 그는 "시상을 떠올리는 방식이 그뿐인 것이고, 후반 작업은 상당하다"며 "애초 악기 편성이 기타 혹은 피아노 선율 정도라 믹스마스터가 굉장히 까다롭다. 공백을 채울 때에는 오케스트라, 브로스밴드 등을 사용할 때도 있고 국악인, 시인 등 다양한 예술인들과 협업을 이룰 때도 있다. 짜여진 구성이 아니기에 오래 걸린다"고 답했다.

지침 없는 음악 활동 이유를 묻자 "취미로 한다는 소리는 듣기 싫었다"고 즉답했다. 유준상은 "좋아서 시작했고, 워낙 고된 작업이다 보니 취미처럼 즐겨야만 할 수 있는 일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음악이라는 것은 나의 중, 고등학교 시절을 온통 채운 꿈이었고, 지금도 연기자로서의 영감이 되는 기초 작업이다. 1~2년 하다가 포기하고서 단발성 취급받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의 초석을 다지는 과정이 바로 음악"이라며 "아티스트는 전달자나 마찬가지다. 음악의 장점은 가사 한 마디에 담긴 의미를 말하듯 던지며, 메시지 전달에 능해지는 연습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음반 재킷에 직접 그린 삽화를 넣거나, 음악 영화 제작에까지 발을 넓히려 한다는 그다. 직접 아티스트들을 섭외하기도 했다. 들인 공은 나름 티가 난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뮤지션은 없다. 아직 눈에 띄는 성과가 없기에 결과나 성적으로 증명하지는 못한 셈. 그럼에도 불구, 꾸준히 음악은 병행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둔 그이기에 현실적으로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남들은 잘 모르는 성과도 하나둘 이뤄가고 있다니 두고 지켜볼 그의 음악이다.

이호영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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