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박지훈 팬이 '전남친의 현여친'을 빼앗은 사연

여현구인턴 입력 2017. 12. 28. 11: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룹 '워너원' 멤버 박지훈의 팬이 전 남자친구의현 여자친구를 뺏은 사연이 화제다.

[사진 워너원 네이버포스트]
최근 온라인에 공개된 이 사연은 지난 27일 라디오 프로그램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소개되며 청취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사진 워너원 네이버포스트]
사연의 주인공은 워너원이 '프로듀스101'에 출연해 순위 경쟁을 하던 당시에 일어난 '사건'을 전했다. 경연 프로그램의 특성상 데뷔를 위해 참가자에게는 많은 투표수가 필요하다. 주인공은 자신이 응원하는 박지훈의 투표수를 늘리기 위해 전 남자친구에게까지 연락했다가 전 남자친구의 현 여자친구와 절친한 사이가 됐다는 유쾌한 내용을 전했다.
[사진 워너원 네이버포스트]
글쓴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내용도 네티즌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엄마'라고 저장된 상대가 "컬투쇼 듣는 중인데, 너 같은 사람이 글을 올려 상품권을 탔다"고 전하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아 진짜?"라고 답한 것이 인상적이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이하 온라인에 공개된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경상도지역에사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이름만 밝히지 말아주세요 제발

그리고 이 글 내용은 제가 가는 커뮤니티에 올리니 전부다 컬투쇼로 가라고 해서 온거에요. 그 커뮤니티 글들도 다 제글입니다. 오해 하지마세요

제목 그대로, 저는 전남친의 현여친을 뺏았습니다.

저는 현재 워너원 멤버 중 박지훈씨를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넌문 좋아합니다.

사는게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제 생일날, 저는 하루종일 한끼도 못 먹고 10시에 집으로 돌아와 엎드려 엉엉 울었습니다.

울다가 힘이없어 컵라면 하나에 물을 부어두고 눈물을 닦으면서 티비 전원을 누르자마자, 지훈이의 프로듀스 경연곡 상남자 머리털기를 봐버렸습니다. 어후 미친 숨이 안쉬어지고 저거는 어디서 튀어나온 인간일까 싶고 왜 나는 이걸 이제 봤는가에 대한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온 저는 불은 라면을 버리고 박지훈에게 제 인생을 바치기로 결정했습니다.(충성충성충성)

하루하루 지훈이를 덕질하는 마음이 커지면서 프로듀스의 가장 쫄리는 묘미중 하나인 투표에도 저는 집착하기 시작했어요.

한표라도 모으기 위해 주변사람들 이름으로 투표사이트가입을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증번호가 필요했습니다.

주변 지인을 탈탈 아주 탈곡하듯이 탈탈 턴 저는 이제 남은 대상은 전남친 뿐이었어요.

저는 지방에 남아야했고 서울로 가야했던 전남친은 기다리겠다고 울면서 얘기했지만, (경상도사투리)"아 뭐를 기다리는데 그냥 서울가서 예쁜애들 사귀면되지 뭘 기다리는데 미쳤나? "하며 서울로 보내고 뒤에서 질질짜면서 보냈던 무뚝뚝한 경상도 여자인 저는 전남친에게 저는 용기를 내어 문자를 보냈습니다.

[바빠?]라고 용기를 내어 보낸 문자에

{미안 ㅇㅇ아 나 여자친구 생겼어..}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이럴줄 알았습니다. 뭐를 기다려요 미친놈이

욕을 퍼붓고 싶었지만, 저는 지훈이만 생각했어요

[그게 아니라... 인증번호가 하나 갈껀데, 그거 나한테좀 알려줘]

이유를 묻는 전남친에게 구구절절 설명을 하고 피같은 인증번호를 받아내고 지훈이에게 매일 한표라도 더 줄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습니다.

그러고 몇일 후 전남친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 내용은 현여친이 저와 연락한 걸 봤다는거에요!!!!!!!!!!!(쿠쿠쿠쿠쿠쿠쿵)

어떻게 사과를 하지 생각을 하며 전남친의 현여친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전화를 받자마자 [아니그게..진짜미안하다. 내가 가한테 마음이 아직 있는게아니라...]

{너 그 인증번호로 누구 뽑았어?}

아니 이게 뭐죠. 저는 직감적으로 이친구 역시 프듀광팬이라는걸 느꼈죠.

[음...너는?]

{나는... 윙깅이...}

그 한마디에 저는 눈물이 흐를뻔했습니다. 박박한세상속 전우를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아 윙깅이는 지훈이의 별명이에요ㅠㅠㅠㅠㅠ귀여워ㅠㅠㅠㅠ

그 친구도 지훈이 팬이었어요(짝짝짝짝짝)

그친구는 남친이 저와 연락한 게 열받은 게 아니였어요. 그친구 역시 번호를 모으다 남친의 번호까지 손을 대게 되었는데, 아니 이게 무슨일이람? 이미 인증이 되어있다는 사실에 남친한테 누구한테 번호를 줬냐고 분노하며 승질을 낸 거였습니다.

저희 둘은 이날 이후로 무언의 동지가 되었습니다.

매일 새로 뜨는 지훈이의 고화질 사진과 박지훈오빠였다가 윙깅이를 왔다갔다 해서 정신을 놓게하는 영상들을 매일 공유했습니다.

또, 제가 당첨된 워너원이 나오는 행사를 못가게 되어 이 친구에게 양도해주고, 이친구는 고맙다고 지훈이 얼굴이 나오는 레이저 키링을 저에게 선물로 해주는 등 저희 둘은 전남친의 뒤에서 은밀한 만남을 지속해 오고 있었습니다.

이런 은밀한 만남이, 결국 꼬리를 밟히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와 숨어서 카톡을 하고 카톡하는 내내 실실쪼개는 여자친구를 발견한 전남친은 현여친을 탈곡하듯이 털어대기 시작했고, 현여친은 울면서 저와의 만남을 밝혔습니다.

분노한 전남친은 현여친에게 미친 거 아니냐고 소리를 질렀고, 현여친은 저에게 울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저는 또 분노했습니다. 성격도 더럽거든요. 당장 전남친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야 걔가 뭐 잘못했는데 걔한테 지랄인데 니는. 먼저 연락한것도 나였고 어떻게보면니한테 먼저 연락한것도 난데 왜 걔한테 지랄이냐고!!!!!!!! 내한테해라]

전남친은 현여친을 뻥 찼습니다. 뭐 상관없어요 제가이긴겁니다ㅎ

현여친과 저는 12월 23일 워너원팬콘서트 피켓팅에 성공하게 되었고 접점도 없던 서울여자와 경상도 여자인 저희 둘은 부산에서 첫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약속장소였던 부산역에 저는 미리 도착해서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기차에서 내려 저를 찾았고 만나자마자 보고 싶었다면서 끌어 안는거예요.

저는 너무 민망해서 “아..맞나?”만 반복하며 눈알만 도륵도륵 굴렸어요.

그렇게 처음만난 저희는 둘 다 부산에 온 적이 별로 없어서 함께 유명한곳들도 돌아다니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이것도 기념이라며 서로 물건도 사주는 등 데이트와 유사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3시에 스탠딩 대기줄에 서기 위해서 아쉬운 헤어짐을 하고 워너원 공연 관람을 했습니다.

어휴 지훈이를 살면서 처음 실제로 봤는데 진짜 너무 잘생겨서 보자마자 입을 막고 눈물을 흘릴뻔했어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박지훈가만안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훈이와 아이컨택도 성공한 저는(착각이 아니라 진짜로했어요) 공연이 끝나고 약속장소에서 현여친을 만났습니다.

이제 서로 헤어져야해서 각자 교통편을 알아보는 중에, 뭔가 이친구를 그냥 보내고싶지는 않았어요. 지훈이를 처음 본 이날 그대로 집에갔다가 이 뻐렁치는 제 마음에 기차를 부술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현여친의 팔을 잡고 “야.. 니는 서울까지 올라가야하니까 힘들잖아. 우리 여기서 하루 자고갈래?” 라는 말을 했고, 현여친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희 둘은 조용히 숙소를 잡았고, 맥주를 마시면서 너무 귀여워서 정수리를 쪼아먹고싶을 정도였던 지훈이의 모습과 지훈이가 춤을 출때 목이랑 어깨를 사용해서 섹시하게 춤을 췄던 부분에 대해서 밤새 소감을 나누면서 행복했습니다. 네 아오 좋아요.

잠은 거의 자지 않고 둘은 바로 집을 싸서 아쉬운 마음으로 부산역에서 헤어졌고 앞으로 모든 콘서트를 함께하자 맹새했습니다.

좋은 친구를 얻은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ㅋㅋㅋㅋㅋㅋㅋ

쓰고보니 무슨 데이트한거같네요.

마지막으로 지훈아 진짜 행복했어. 보고있어도 보고싶다는 말이 무슨말인지 알겠더라. 니팬이라서 진짜 자랑스럽고 니 디너쇼 파티까지 참석할꺼야. 진짜 사랑해. 오늘 하루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사랑해♡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