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자의 펜심]하늘의 별 된 故김주혁의 '좋은 기억'

조성경 2017. 12.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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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배우 김주혁을 올해가 가기 전 꼭 한 번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10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은 사고 사흘 전 열린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습니다.

그때 일을 다시금 이야기하려 하는 이유는 그날 고인의 모습을 기억하는 주변 사람들의 전언을 몇 차례나 들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나누며 고인을 추억하고 싶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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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배우 김주혁을 올해가 가기 전 꼭 한 번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10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은 사고 사흘 전 열린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습니다. 그때 일을 다시금 이야기하려 하는 이유는 그날 고인의 모습을 기억하는 주변 사람들의 전언을 몇 차례나 들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나누며 고인을 추억하고 싶어서입니다.

사실 고인은 ‘더 서울어워즈’에 참석하는 데 조금은 주저했다고 합니다. 살아 생전 소위 멍석 깔아주는 자리에 잰 체하며 나서기를 멋쩍어 하던 성격의 소유자라 당시 시상식에 초대받자 소속사 식구들에게는 투덜투덜 안 갈 이유를 댔나 봅니다. ‘구탱이형’의 성격을 모르는 바가 아니라 정말 싫어서 그런건 아니라는 걸 알지만, 소속사 관계자들은 적당한 명분으로 설득해 시상식장에 “간신히” 내보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던 고인은 트로피를 받고는 수상소감으로 “영화로 처음 상을 받는다”는 말로 소속사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상복이 아주 없지는 않았던 고인이라 영화에서는 첫 상이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주신 상 같다”는 말을 끝으로 소감을 마친 고인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나려해 말을 급하게 마무리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도 했습니다. 상을 받아서이기도 하지만,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모습과는 참 많이 다른 날이었던 것입니다.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시상식 후 뒷풀이 자리까지 기분 좋게 끝마친 고인을 집앞까지 데려다준 매니저는 고인의 행복했던 얼굴을 잊지 못했습니다. “트로피 예쁘지 않니?”, “냄새가 특이해”라는 등 트로피를 들고 이런저런 말을 해 “(주혁이)형이 정말 기분이 좋구나를 알 수 있었다”고 말한 매니저는 고인이 “너도 한 번 들어봐”라고 하며 트로피를 손에 쥐어주며 “형의 방식대로 그간 고생했다고 말해주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게다가 평소 성격이라면 트로피에 연연할 사람이 아니고, 트로피는 소속사 사무실에 두자고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트로피는 사무실에 갖다둘게요”라고 하자 트로피를 다시 뺏어 들고는 집으로 홀연히 들어가버렸다고 기억했습니다. 그래서 소속사 나무엑터스 관계자들은 “그날 상을 받아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더 서울어워즈’에서 상을 받을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고인의 빈소에서 몇 번씩이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영화 ‘공조’로 제1회 더 서울어워즈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고 김주혁이 시상식에 앞서 레드카펫을 지나 계단을 오르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고인이 너무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해 아쉽지만, 떠나가기 직전 좋은 기억들이 많아서 다행입니다. 고인을 떠나보내 가슴 아파하던 많은 사람들도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배우였고,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주고 간 그의 유작들이 내년 개봉 예정입니다. 그때도 다시 한번 고인을 추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cho@sportsseoul.com

사진|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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