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트렌드] 72세 할아버지 신입사원 되다

천지우 기자 2017. 12. 2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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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 시달리는 日 중소기업시니어에 러브콜 89세 직원도'80세 정년' '무한정년' 업체 등장노년층 근로의욕 높아 '윈윈'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 있는 운송회사 히가시삿포로닛쓰수송은 지난 10월 '80세 정년' 제도를 도입했다.

이처럼 일본 전역의 중소기업에서 시니어 세대에 대한 러브콜이 뜨겁다고 27일 NHK방송이 전했다.

65세가 넘어서도 계속 일하기 원하는 일본 시니어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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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 시달리는 日 중소기업
시니어에 러브콜… 89세 직원도
‘80세 정년’ ‘무한정년’ 업체 등장
노년층 근로의욕 높아 ‘윈윈’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 있는 운송회사 히가시삿포로닛쓰수송은 지난 10월 ‘80세 정년’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정년(65세)에 15년을 더한 파격적인 조치다. 일단 65세에 퇴직한 뒤 더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 전원을 재고용하는 방식이다. 이들 고령 직원은 운전을 제외한 영업, 총무 등의 업무를 맡는다.

이처럼 일본 전역의 중소기업에서 시니어 세대에 대한 러브콜이 뜨겁다고 27일 NHK방송이 전했다. 기업이 고령자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일손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지난달 유효구인배율은 1.56배로 1974년 1월(1.64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효구인배율 1.56배는 구인 숫자가 156명인데 구직자는 100명뿐임을 나타낸다.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중소기업은 구인난이 극심하다.

시즈오카현 이와타시에 있는 파이프 가공업체 고켄공업은 전 사원 270명 중 76명(28.1%)이 65세 이상이다. 현재 최고령 직원은 89세이며, 올해 4월 72세 남성을 신입사원으로 받았다. 이 회사는 30년 전 경기가 과열됐을 때도 일손이 달려 “건강한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집한다”는 신문광고를 냈었다.

65세가 넘어서도 계속 일하기 원하는 일본 시니어는 많다. 지난 9월 트러스트뱅크가 60대 이상 1111명을 상대로 실시한 근로의욕 의식조사에서 “70∼79세까지 일하고 싶다”는 응답자가 52%에 달했다. “80세 넘어서까지”라고 답한 사람도 11%로 집계됐다.

고켄공업에 올해 입사한 72세 남성도 이전 회사에서 퇴직이 결정된 뒤 “아직 더 일하고 싶다”며 일자리를 찾다가 재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지금 출하 전 제품에 이상이 없는지를 최종 점검하는 작업을 맡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일부 회사는 정년을 아예 없앤 ‘무한 정년’을 내걸기도 했다.

현역으로 뛰다 구직에 나선 시니어를 ‘신(新)현역’이라고 부른다. 신현역의 경력 및 전문성이 기업의 특별한 요구에 딱 들어맞는다면 최상의 결과를 낳는다. 도쿄 시나가와구의 자동차부품 판매회사 비오리는 이탈리아산 자동차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대기업 해외사업 경험자를 모집했다. 이탈리아 항공사에서 38년간 근무했던 68세 남성이 임원으로 채용됐는데, 이 남성은 로마 주재 경험과 현지 인맥을 잘 활용해 부품 조달을 성사시켰다.

신현역에게는 유연성도 요구된다. “내가 있던 회사는 이랬다”는 식으로 뻣뻣하게 나오면 곤란하다. 고켄공업이 예전에 채용했던 한 대기업 퇴직자는 중소기업의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거만하게 굴어 주변과 불화한 끝에 회사를 그만뒀다.

100세 시대에 시니어 세대가 사회에서 계속 활약하는 것은 자신뿐 아니라 관련된 모두에게 득이 된다고 NHK는 강조했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고, 지역경제도 고령자의 경제활동 덕분에 활기를 띠게 된다. 고령자가 적당히 일하면서 건강해진다면 의료비가 줄어들 수도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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