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면접' 국립대 교수, 학생에 운전·세탁까지 맡겼다

정성진 기자 2017. 12. 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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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6일) 8시 뉴스는 한 국립대 입시 과정에서 있었던 심각한 인권 침해와 성차별, 출신학교 차별 문제를 고발했습니다. 해당 대학인 국립 한국교통대학교가 총장 명의로 공식 사과하고 진상 규명과 문책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입시과정에서만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입학한 학생들에게 해당 교수는 마치 군 지휘관 같았다는 고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면접관 A 교수 : (수시 면접장, 지난달) 내가 맨날 너 푸시업(팔굽혀펴기) 시키고 기합 주고 할 건데, (네, 견딜 수 있습니다.) 네가 견딜 수 있겠어? (수시 면접장, 지난달) 여기 거의 감방인데? (네, 견딜 수 있습니다.)]

국립 한국교통대 교수 A 씨는 학과 생활이 힘들 거라며 견딜 수 있겠느냐고 면접 수험생들에게 여러 차례 물었습니다.

왜였을까? 학과장인 A 교수는 입학이 두 달 넘게 남은 시점에 합격자들을 소집해 합숙을 시키며 군 장학생 시험에 대비해 공부하게 했습니다.

군 장학생 100% 합격 목표 달성만을 위한 비정상적 학사 운영이었고 강제 학습에 반감도 있었지만 신입생들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재학생 B :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서약서나 이런 거를 썼 던 걸로 (기억합니다.) '학교에 들어와서 자기가 하는 지시를 따르겠다',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영관 장교 출신인 A 교수가 학생들을 마치 군대 사병처럼 부렸다는 증언도 이어집니다.

[재학생 C : 운전면허 있으면 거의 운전병이에요, 그냥. 전속 운전병이고 당번병이죠. 옷 세탁도 해 오게 시켰고…]

지역구 국회의원의 가족 장례식장에 학생들이 동원된 적도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부당하다고 느꼈지만 공군 장학생 선발과 장교 임관을 위해 교수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재학생 B : 만약 저희가 (학과장에게) 반항을 했다가, 나중에 저희가, 저희는 조종사가 되려고 왔는데 (조종사를) 못할까 봐 그게 제일 두려운 거죠.]

A 교수는 입학 전 학습 외에 학생들의 증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한국교통대는 총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빠른 진상 규명과 엄정한 문책을 약속하고 A 교수를 학과장에서 보직 해임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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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기자capta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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