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규제' 뉴노멀법, 역차별 해소 의문"..방통위는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 도입부터 추진
[디지털타임스 진현진 기자]덩치가 커지고 있는 포털을 규제하겠다는 '뉴노멀법'이 발의된 가운데, 국내사업자와 해외사업자 간 역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대적하기 위해선 산업을 규제하기보다, 국내 인터넷 산업을 진흥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우선 역차별 해소를 위해 내년 정보통신망법에 유럽연합(EU)이 도입할 예정인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를 추진할 계획이다.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뉴노멀시대의 국내외 역차별, 해결책은?'을 주제로 한 공청회에서 김성철 고려대학교 교수는 "역차별은 단순히 법 적용에 관한 문제가 아니고 디지털 경제 주권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럽에서는 소셜은 페이스북, 전자상거래는 아마존, 동영상은 넷플릭스, 검색은 구글로 유럽기업이 인터넷 시장에서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며 "우리도 해결방안이 '뉴노멀법'과 같은 규제뿐인가에 대해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운동장이 혁신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역차별 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은 '진흥'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 IT 기업을 육성해 글로벌 기업과 맞서 싸우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노멀법은 김 의원이 지난 9월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으로, 포털 사업자에도 회계 자료 제출과 경쟁상황평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의무화하는 법이다. 하지만 이 법안이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의 역차별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김 의원은 이 법안의 후속 개정안을 공개하고 내년 2월 병합심사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공개된 개정안은 △국외에서 이뤄진 행위라도 국내 시장이나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 국내법을 적용할 수 있는 '역외적용' 원칙 △국내 이용자에 대한 민원처리·피해구제 창구를 명확히 하는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도입 △해외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경쟁상황평가와 이용자보호업무평가 실시 등이 골자다.
이날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해외 사업자들이 망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다"며 "국내 이용자를 볼모로 잡고 통신사업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실장은 이미 국내 ICT 기업은 규제 역차별로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는 점은 공감하면서도 글로벌 기업의 국내 영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조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방통위는 해외 사업자에 대한 법 집행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며 EU가 내년 도입 예정인 GDPR(개인정보보호일반규정)의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를 망법에 도입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는 국내에 지사가 없는 해외 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로펌이나 개인정보보호와 관련 자격을 갖춘 자연인이나 법인 등을 대리인으로 지정해 국내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자격요건과 대리인의 책임, 의무는 어디까지인지 등을 심층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게 방통위 측의 입장이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기자와 만나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를 내년에 망법에 도입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며 "구글 등 지사가 있는 법인 외에 국내에 소통할 창구가 없는 해외 사업자들이 이 제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역시 역차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차재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의 역차별 문제는 이들이 국내에 대리인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 당국의 집행력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규제 수준이 높은 것은 낮추고 낮은 것은 높이는 취지가 아니고,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그 수준에 맞춰 해외사업자들을 규제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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