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해킹 불가 '양자암호통신' 핵심부품 크기 확 줄였다

장비 내 송수신부품 소형화 성공
반도체 응용..가로 40mm 불과
내년 초 무선 장비 적용·시연

최중선 ETRI 책임연구원이 무선 양자암호통신용 편광결합·분리 모듈을 시연하고 있다. 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해킹이나 도청이 불가능한 무선 양자암호통신의 송수신 부품을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국가행정망 보안 네트워크나 보안 금융망, 군사기밀 암호전송 등 중요한 정보나 기밀을 다루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양자암호통신의 암호키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송수신 핵심 부품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양자암호통신은 레이저 광원에서 나온 광자의 세기를 줄여 단일 광자 수준으로 만든 후 수신자에게 전송해 암호키를 생성한다. 중간에 해킹이나 도청을 하면 양자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해킹으로부터 안전하다.

송수신 부품은 4채널 광원, 4채널 편광 결합·분리 모듈, 4채널 단일광자 검출기 등을 모듈로 구현해 초당 1억번(100㎒)의 빠른 속도로 양자신호를 전송한다. 특히 반도체 공정으로 부품 크기를 줄여 크기를 가로 40㎜, 세로 2㎜로 소형화했다.

연구팀은 내년 초 실제 환경에 송수신 부품을 적용해 무선양자통신을 시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백kbps급의 암호키 전송률(초당 암호키가 생성되는 비트수)을 확인하고, 퀀텀비트 에러율(송수신자 간 양자 암호키에서 에러비트의 비율)을 세계적 수준인 5% 내로 낮춘다는 목표다. 퀀텀비트 에러율이 11% 이하면 도청이 불가능한 비밀키 생성이 가능한 수준이다. 앞으로 모듈 크기를 더 줄이고 양자 암호키 생성속도와 전송거리는 개선할 계획이다.

윤천주 ETRI 광통신부품연구그룹 프로젝트 리더는 "이 부품은 향후 통신장비에 내장돼 암호화 장치로 활용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완벽한 보안을 요구하는 양자암호통신 분야에 널리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ETRI와 KIST가 공동 수행했으며, 내년 3월 광학분야의 국제학술대회인 '옵티컬 파이버 커뮤니케이션 콘퍼런스 2018'에 소개될 예정이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