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도네이션] 농구로 방황 접고 꿈 찾은 주민하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2017. 12. 2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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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춘기 시절 방황을 했다. 소녀에겐 속마음을 편히 털어놓을 엄마가 없었다. 아빠, 오빠와 함께 사는 집안의 경제적 환경도 넉넉하지 못했다. 중학생 소녀는 또래 친구들의 평범한 일상이 부러웠다. 주변 상황이 녹록치 않은 10대 소녀에게 꿈과 희망은 먼 얘기 같았다.

방황하던 소녀가 구원의 빛을 찾은 것은 고교 진학 후 시작한 스포츠클럽 활동에서다. 남들보다 큰 키(1m71)의 소녀는 체육교사의 권유로 시작한 스포츠클럽 농구부 활동을 통해 조금씩 달라졌다. 친구와 어울리고 활발하게 뛰면서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찾아갔다. 그리고 꿈이 생겼다. 자신처럼 방황하는 학생을 이끌어주는 체육선생님이 되겠다는.

스포츠클럽 농구부 활동을 통해 체육교사의 꿈을 찾은 동국대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 주민하 양. 김창용 교사 제공

서울 동국대 사대부속여고 2학년인 주민하양(16)은 요즘 하루하루의 일상이 즐겁고 소중하다. 흥미를 붙인 농구 코트에 설 때면 얼굴에 웃음이 넘쳐난다. 학교 생활도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민하양은 “중학생 때에 고민은 많은데 답도 없고, 꿈도 없었다. 고교 와서 처음 스포츠클럽을 하고 선생님 말씀을 듣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클럽 담당 김창용 선생님 덕분에 농구를 하고 또 독서 토론반에도 들어가면서 적성을 찾았고 중학교 때의 방황을 잡게 됐다”며 수줍게 말했다.

농구는 어릴 때 오빠가 학교 클럽활동으로 하는 걸 지켜봤던 터라 친숙했던 종목이다. 민하는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배우면서 스포츠가 주는 짜릿함을 느꼈다. 그는 “팀으로 하는 스포츠를 통해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합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의 힘을 알게 됐다. 같이 이뤄내는 것이어서 성취감도 더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민하양은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누구보다 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농구 클럽 담당 김창용 선생님은 “민하는 체육관에 혼자 남아 악착같이 따로 연습하고, 농구하면서도 독서 토론반에서 공부도 열심히 한다”며 제자를 칭찬했다. 민하양은 “2년 동안 재미있게 열심히 훈련하면서 많이 늘었다”면서 “서울시교육청 주최 대회에 나가서 3위도 하고, 대학생 언니들과 교류전도 했다”고 말했다. 민하양은 프로농구 서울 SK의 가드 김선형의 열성팬이라며 농구장에 응원도 간다며 농구 사랑을 자랑했다.

민하양은 “나를 이끌어주신 김창용 선생님을 보면서 나도 체육교사의 꿈을 꾸게 됐다”면서 “나처럼 방황하고 고민하는 학생들을 잡아주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춘기 소녀에게 꿈을 찾아주고 일상의 기쁨을 알게 해준 스포츠. 그 힘을 누군가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소녀의 작은 꿈이 서울 하늘 아래서 커가고 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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