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7일 (금)
세브란스병원 국내 최초 소아환자 ‘양심실보조장치 이식’

세브란스병원 국내 최초 소아환자 ‘양심실보조장치 이식’

기사승인 2017-12-27 13:23:47 업데이트 2017-12-27 13:23:52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최근 희귀 심장질환을 앍고 있는 남자 소아 환자에 대한 ‘양심실 보조장치’(Ventricular assist device) 이식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번 수술은 국내에서 시행된 소아대상, 양쪽 심실을 모두 대체하는 첫 인공심장 이식술이다. 병원 측은 “이번에 성공한 이식술은 국내 심장수술 분야에 큰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술을 받은 환아는 2016년 7월생의 만 1세 남아다. 출생 후 별다른 문제가 없이 지내다가 생후 3개월 경부터 눈에 띄게 배가 부르기 시작했다. 이어 환아의 심장에 물이 고이는 심낭삼출증상이 악화되는 가운데 복수도 차오르고 간경변증 및 콩팥 기능이 저하가 동반돼 지난 8월25일 세브란스병원으로 응급 후송됐다.

검사 결과 ‘특발성 제한 심근병증’ 진단을 받았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이 질환은 심장의 수축과 이완을 가능케 하는 심장근육이 점차 약해지고 굳어지는 병이다. 점차 혈액순환 저하를 야기해 같은 순환기관인 폐는 물론 정상수준의 혈액을 받지 못한 간과 콩팥이 제 기능을 잃고 종국에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르는 중증 심장질환”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약물치료로는 조절이 안 돼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이식 대기시간을 물론 환아에게 맞는 심장 기증 등의 어려움으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들은 환아 심장기능 보존 및 다양한 합병증 예방을 위한  집중적인 치료와 관찰을 병행했다. 하지만 지난 10월경 환아가 패혈증으로 위중한 상태에 빠진 후 큰 고비를 넘겼지만 의료진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주치의인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박영환 교수는 “심장기능 저하로 전반적인 신체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또 다시 감염질환이 발생할 경우 환아의 생명을 유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수차례 의료진 회의를 통해 환아의 심장을 대체할 인공심장이식 ‘심실보조장치이식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식수술 결정 후 박영환 교수를 중심으로 심장혈관외과 박한기·신유림 교수, 심장마취통증의학과 심재광·송종욱·소사라 교수, 소아심장과 정세용·최재영·정조원 교수 등으로 다학제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술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1월23일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한달여를 넘긴 현재 환아는 한때 성인용량의 이뇨제를 써서 복수와 몸속 노폐물을 배출시켜야 했던 증상이 사라지는 한편, 숨찬 증세가 없어져 호흡기를 뗀 상태다. 또한 복수증세가 사라지고 뱃속이 압박감이 사라져 정상적인 식사를 환아 스스로 해 체중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박영환 교수는 “소아심장이식은 길게는 수년이상의 대기가 필요할 수도 있는 만큼, 양심실보조장치 이식을 통해 환아의 전신 건강을 유지시키고 성장기의 정상적인 발달을 이룰 수 있게 해준다. 향후 소아 심부전 환자에게서 매우 유용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심실보조장치에 대한 보험급여가 적용이 안 돼 이번 수술에 쓰인 양심실보조장치 구입과 운영장비 임대비용만 1억5000여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3개월마다 운영장비 임대료가 3천만 원씩 발생할 예정이어서 가족들의 걱정은 더욱 크다.

이에 세브란스병원은 “병원자체 환자진료 지원금 및 병원과 연계된 외부 후원기금을 연계시켜 상당 부분의 진료비용을 감액할 예정이다. 유일한 소득원인 직업군인인 환아 아버지가 환아 엄마와 교대로 병간호를 위해 휴직을 한 상태라 당장의 수입원도 끊긴 상태”라며 외부 후원단체나 독지가의 지속적인 후원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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