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급피치..CJ·태광·현대重 연쇄 발표

한주홍 2017. 12. 2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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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현대중공업·CJ 등 지배구조 개선 본격화
공정위, 연말까지 데드라인…삼성·현대차 움직임 눈길

이호진 태광 회장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말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데드라인을 제시한 가운데 기업들이 최근 지배구조 개선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내부거래 등 해묵은 숙제를 연내에 끝내겠다는 측면도 있지만, 내년부터 시작될 공정위의 공세에 등 떠밀려 하는 모양새 보다는 선제적·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편이 낫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다.

태광그룹은 26일 계열사 3곳을 합병하고 이호진 전 회장의 1000억원 규모 지분을 무상으로 증여하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태광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해 '자발적으로 개혁하라'는 주문에 선제적으로 화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태광그룹은 이날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투자부문)', '쇼핑엔티' 등 3개사의 합병 계획을 공시했다. 이 전 회장은 티시스가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짐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1000억원 상당의 티시스 지분 전체를 무상 증여할 계획이다.

티시스는 계열사에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돼 왔다. 김 공정위원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태광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지적에 대해 "공정거래법으로 규율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전 회장의 무상 증여 등 후속조치가 완료되면 태광그룹의 전체 계열사수는 26개에서 22개로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이 전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티시스 등 계열사를 둘러싼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모두 해소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 역시 이날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를 결정했다. 현대로보틱스는 재무건전성 강화와 신사업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로 9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 IPO뿐 아니라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2018년 상반기 중 그룹 내 현대중공업 → 현대삼호중공업 → 현대미포조선 → 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할 계획"이라며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를 시작으로 향후 지배구조 투명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CJ 역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9일 CJ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의 지분을 20.1% 추가 확보해 단독 자회사 구조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CJ의 자회사인 케이엑스홀딩스는 영우냉동식품에 흡수합병 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이 마무리되면 CJ가 CJ제일제당 및 케이엑스홀딩스를 통해 CJ대한통운을 지배하던 구조에서 CJ가 CJ제일제당을 통해 CJ대한통운을 지배하는 구조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된다.

이렇게 되면 CJ는 공정거래법 개정 부담에서도 자유로워진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 의무 보유 지분율을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고 손자 회사의 공동 지배를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 일각에서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이 나옴에 따라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그룹 등 다른 대기업의 대응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은 공정위가 지난 23일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법집행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삼성SDI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차그룹의 상황도 복잡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9일 '현대차 창립 50주년'에 맞춰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h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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