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도 못입고 맨발 뛰쳐나와.. 긴박한 화재 탈출 영상입수
건물 설계도 없었던 소방대원들 우왕좌왕해
일부 주민들 불 빨리 꺼 달라며 강력하게 항의
민간 사다리차 8층에 있던 3명 6분 만에 구조
━ [단독]제천상가 비상계단 쪽 CCTV로 본 화재 초기상황 재구성
66명의 사상자(사망 29명·부상 37명)를 낸 충북 제천 복합상가(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 건물 참사의 충격파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건물 2층 여탕에서만 20명의 여성이 희생되는 등 워낙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취재팀은 불이 난 제천 건물의 북측 비상계단 주변을 담은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단독으로 입수해 화재 발생 초기 건물 주변 움직임을 분석해봤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영상을 보면 첫 신고 이후 6분만인 이날 오후 3시 59분쯤 제천시 하소동의 불난 건물 비상계단 앞 골목으로 민소매를 입은 남성이 점퍼를 들고 급히 뛰어나왔다.
이어 한 노인이 미처 신발을 신지 못하고 맨발로 나왔고 이어 한 아이가 상의를 입지 못한 채 밖으로 대피했다. 일부 옷을 입지 못한 주민들을 침낭을 덮고 나오기도 했다.
그리곤 2분 뒤인 4시10분쯤 이 소방관은 다른 소방관과 함께 에어매트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또 5분 뒤인 4시15분쯤엔 에어매트로 떨어진 사람을 구급차로 옮겼다.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화재 발생 초기 소방차량이 골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나서 생각해보면 이번 참사는 초기 대응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그동안 비상구 진입 외에도 2층 황토방 유리창을 깨고 진입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족들은 “2층 여자 목욕탕 휴게실 옆 황토방 유리창은 사람 한 명이 들어갈 크기다. 이 창을 통해 구조대가 진입했다면 20명을 모두 살렸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이씨는 “멀리서 연기를 보고 큰불이라고 생각해 화재 현장 부근의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건물 옥상에 여러 명이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서둘러 사다리차를 몰고 건물 외벽에 붙였다. 구조 직후 얼굴이 새까만 3명의 얼굴을 보자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은 중앙일보 취재팀이 입수한 동영상을 별도로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동영상에 담긴 내용은 소방대 출동 이후 화재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경찰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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