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한령 해제 한 달]"'싹쓸이 쇼핑' 보따리상이 돌아와야.." 명동 상권, 회복 아직

조호윤 2017. 12. 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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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한령 해제 한 달을 맞은 25일 중구 명동 중앙거리 곳곳에는 사라진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큼직한 캐리어를 끌고 다니던 보따리상 대신 개별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개별 요우커들이 일부 증가하긴 했지만, '싹쓸이 구매'를 벌이던 보따리상들의 수준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멀었다는 것.

사드 보복 이후 30~50% 하락한 화장품 브랜드숍들의 실적 회복도 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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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한령 한 달…개별 요우커 수 소폭 회복
예년 판매 수준 회복하려면 아직 멀어
개별 관광객 구매 규모, 보따리상 못 따라가
비수기 틈타 점포 리뉴얼 등 진행하는 사례도

25일 중구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브랜드숍들 내부에는 판매직원 수가 고객보다 많았다.(사진=조호윤기자)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한국 단체여행상품 판매금지(금한령)가 내려진 이후 부분해제된 지 한 달여를 맞은 25일. 서울 중구 명동 중앙거리 곳곳에는 사라진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이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지난 3월15일 중국이 사드 배치를 명분삼아 금한령을 발동한 이후 중국인들의 필수 관광코스인 명동과 서울시내 주요 상권에서는 요우커들이 썰물빠지듯 사라졌다. 지난 10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달만에 중국이 금한령을 부분해제했지만 시장의 체감온도는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특히 중국인들을 상대로 매출을 의존했던 명동 주요 점포들의 경우 반토막났던 매출 회복은 여전히 요원한 모습이다. 개별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단체관광객이 오지 않는 한 예전같은 매출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명동의 한 화장품브랜드숍 직원은 "금한령이 해제됐다고 하지만 예전에 비해 중국인 관광객은 30% 수준밖에 그치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는 장사는 죽쑨 꼴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MCM 매장 앞에는 내년도 봄·여름 시즌 신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2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한국에서만 판매된다는 올해의 신제품 백팩을 만나보기 위해서다. 20대 요우커는 "중국에 있는 지인에게 영상을 통해 신제품을 소개하고, 마음에 든다고 하면 대신 구매해갈 생각"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판매직원들은 "아직 예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멀었다"고 입을 모은다. 개별 요우커들이 일부 증가하긴 했지만, '싹쓸이 구매'를 벌이던 보따리상들의 수준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멀었다는 것. 요우커들이 선호하는 티니위니 매장도 마찬가지다.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인 매장 안에는 제품을 둘러보는 요우커들로 가득했지만, 정작 계산대 앞은 썰렁했다.

명동 화장품 브랜드숍 매장들도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사잇골목에 위치한 점포부터 중앙 거리까지 비슷한 상황이었다. 매장 내부에는 판매 직원들의 수가 고객 보다 많았다. 판매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하염없이 고객들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한 화장품 브랜드숍 관계자는 "불과 9개월 전까지만 해도 요우커 대상 호객 행위로 시끄럽던 명동이 전혀 다른 세상이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성탄절인 25일 중구 명동 거리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사진=조호윤기자)

중앙 거리에 위치한 브랜드숍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보복의 여파가 금한령 해제 이후에도 여전한 모습이었다. 매대에 진열된 제품을 싹쓸이하던 보따리상들의 구매 규모를 개별 관광객들이 따라잡기 역부족이라는 것.

비수기를 틈타 리뉴얼을 진행하는 패션, 화장품 브랜드도 있었다. LF의 헤지스 명동점의 경우 내년 1월 말 리뉴얼 공산에 들어간다. 브랜드 정체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방향으로 매장 콘셉트를 잡고 있다. 오픈 시점은 같은 해 9월로 계획됐다. 명동길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의 색조 브랜드 에스쁘아 매장도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매장 노후화된 부분을 중심으로 리뉴얼 전개했다.

사드 보복 이후 30~50% 하락한 화장품 브랜드숍들의 실적 회복도 아직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한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숍 관계자는 "금한령이 해제되면서 방한 요우커 수가 일부 증가하긴 했지만, 고꾸라진 실적이 회복될 정도는 아니다"며 "내년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까 싶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25일 중구 명동에 위치한 티니위니 매장에는 할인 상품을 둘러보는 1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지만, 계산대 앞은 썰렁했다. 이날 매장 정문에는 한국어 표기 없이 '고정문, 밀지 마세요'라는 뜻의 중국어 안내만 걸렸다.(사진=조호윤기자)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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