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전력 소모량' 2020년 세계 전력량 맞먹어

안규영 기자 2017. 12. 2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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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가상화폐)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가상화폐 채굴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디지코노미스트가 내놓는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지표(BECI)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컴퓨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연간 37.02TWh(시간당 테라와트)에 달한다.

비트코인 채굴이 끝나더라도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화폐가 잇따라 등장해 채굴은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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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광풍 대규모 컴퓨터 채굴.. '투기 위한 환경오염' 비판 목소리

암호화폐(가상화폐)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가상화폐 채굴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투기를 위한 오염’이므로 비생산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020년에는 가상화폐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 소모량이 전 세계 전력소비량과 맞먹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는 기존 화폐와 달리 별도 발행기관이 없다. 각 가상화폐의 창시자가 만들어 놓은 복잡한 수학문제를 컴퓨터로 풀면, 그 대가로 가상화폐를 얻는다. 이 과정을 금광에서 광부가 금을 캐는 것에 비유해 ‘채굴(mining)’이라고 부른다.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채굴에 투입하는 컴퓨터 대수가 많아지고, 동시에 전력소모가 늘고 있다.

25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디지코노미스트가 내놓는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지표(BECI)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컴퓨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연간 37.02TWh(시간당 테라와트)에 달한다. 미국 내 300만 가구가 한 해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한 규모다. 덴마크에서 1년에 소비하는 전체 전력량(33TWh)보다 많다.

비트코인이 엄청난 양의 전기를 잡아먹게 된 배경에는 ‘가상화폐 투기광풍’이 있다. 연초 1000달러 미만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2만 달러 부근까지 급등하자 수많은 ‘채굴꾼’이 대량으로 채굴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블록체인인포는 “지난 24일까지 채굴된 비트코인이 1676만개로 비트코인 총 발행량(2100만개)의 80%가 이미 채굴됐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양이 줄어들수록 채굴은 더 어려워진다. 블록체인인포 분석 결과 최근 채굴 난이도는 지난해 초보다 18배나 높아졌다. 어려워진 만큼 전기를 많이 쓰는 고성능 컴퓨터들이 한꺼번에 돌아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이 세계 가상화폐 채굴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앤트풀(22.4%), BTC닷컴(17.1%) 등 최근 비트코인 채굴을 가장 많이 한 상위업체는 모두 중국계 기업이다. 중국은 전력의 72%를 석탄발전으로 생산한다. 비트코인을 캐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석탄이 태워지고, 배출가스가 대기 중으로 뿜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오염’이 계속된다고 본다. 비트코인 채굴이 끝나더라도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화폐가 잇따라 등장해 채굴은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기상학자 에릭 홀사우스라는 “큰 변화가 없다면 2019년 가상화폐 채굴에 따른 전력소비량이 미국 전체의 전력사용량과 맞먹을 것”이라면서 “그로부터 6개월 후엔 전 세계 전력사용량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고객 적립 포인트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해 주는 서비스를 각각 다음달 15일, 22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최근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

글=안규영 기자 kyu@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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