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선 4분 만에 42명 출동..안전도 '부익부 빈익빈'

민경호 기자 2017. 12. 2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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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서울교대 체육관 증축 공사현장에 불이 났을 땝니다. 신고 4분 만에 서초소방서에서 마흔두 명이 출동했고, 이후엔 일흔다섯 명까지 늘었습니다. 대규모 인원이 출동하면서 현장 근로자 쉰두 명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죠. 그런데 이번 제천 화재현장에 처음 도착했던 소방대원은 13명뿐이었습니다.

대도시와 지방간 소방인력의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민경호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제천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불타는 건물 안에 수십 명이 남아 있었지만 동시에 건물 바로 옆 2톤짜리 LPG 저장 탱크가 가열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일/충북소방본부장 : 초창기에 동원된 선착대가 화재 진압도 해야 하고 인명 구조도 해야 하는데, 인원이 13명 정도입니다.]

그나마 13명 중 2명은 정식소방대원이 아닌 병역복무자였습니다.

소방대는 폭발을 막기 위해 탱크 열기를 식히기로 했습니다. 건물을 통째로 날릴지 모를 폭발을 우려했던 겁니다.

결과적으로 구조는 늦어졌습니다. 첫 출동 때부터 40명 정도의 소방대원이 나설 수 있는 곳은 서울과 일부 대도시뿐입니다.

전국의 소방 인력을 살펴보면 서울만 정부가 정한 필요 인력의 90% 정도를 확보했습니다.

광역시들은 그나마 70%를 넘겼지만 제천이 있는 충북은 필요인력을 절반도 못 채운 전국 최하위권입니다.

[(제천소방서에서 한 번 출동할 때) 구조대원 몇 명 있을 것 같아요? 4명입니다.]

오죽하면 제천 화재 직후 광역시엔 4명이 타는 소방펌프차를 지방에선 1명이 타야 한다는 한 지방소방관의 자조적인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장비 노후화도 심각해 충북의 소방차 가운데 4분의 1은 이미 사용 연한을 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공진구, 영상편집 : 황지영)       

민경호 기자h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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