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빠' 논쟁 서민 "박사모라니 '억울'..고소할테면 고소하라"

노우리·송승현 인턴 2017. 12. 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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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 vs 조기숙 교수

/뉴시스, 조선DB

#조기숙 “기자 폭행은 중국 경호원의 정당방위 아닐까” → “물의를 일으켜 사과드린다”

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 교수와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벌이는 ‘문빠’(열성적인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논쟁이 소셜미디어를 달구고 있다.

발단은 조 교수의 페이스북 글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 교수는 중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취재하던 한국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것을 두고 "경호원의 정당방위가 아닐까"라고 했다. 그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호원이 기자를 가장한 테러리스트인지 기자인지 어떻게 구분을 하겠느냐"며 "폭력을 써서라도 일단 막고 보는 게 경호원의 정당방위 아닐까"고 썼다.

그러나 조 전 수석은 이미 공개된 기본적인 사실 관계조차 파악하지 않고 글을 올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폭행을 당한 기자들은 문 대통령 근접 취재를 할 수 있는 비표를 패용하고 있었고, 경호원들에게 그 비표를 보여주었다. 이 사실은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가 됐고, 당시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조 교수는 20시간여 만인 당일 밤 9시30분쯤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가 기사보다는 소셜미디어로 소식을 접하다 보니 기자가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발언했다. 물의를 일으켜 사과드린다"고 썼다.

조 교수는 "(처음엔) 기자를 제지하는 수준에서 몸싸움이 오간 정도로 생각했는데 폭력이 그렇게 과도한지 몰랐다"며 "제 의견은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만일 기자가 질서를 어겨서 벌어진 일이라면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 실제 있었던 집단폭행은 용서할 수 없는 과도한 폭력이었다"고 했다.

#서민 “문빠가 미쳤다… 문빠들의 정신에 병이 들었다”

서 교수는 조 교수를 포함한 문 대통령 지지 네티즌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서 교수는 지난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문빠가 미쳤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조 교수가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은 정당방위"라고 했다가 사과한 기사의 캡처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문빠, 너희들은 환자야. 치료가 필요해”라고 썼다.

서 교수는 이번 사건의 가해자인 중국 측 경호원을 옹호하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서 교수는 “드문 예외를 제외하면 폭행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라며 “미운 내 새끼라고 해도 남에게 맞으면 화가 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문빠들은 도대체 왜 우리나라 기자 폭행에 즐거워하는 걸까”라고 썼다.

그러면서 “문빠들의 정신에 병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초기만 해도 증상이 심하지 않아 남들이 잘 알아채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은 문빠들의 병이 깊어져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고 했다.

서 교수는 “문빠들의 무기는 쉽게 동원 가능한 쪽수, 오래 전 중국의 홍위병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인터넷 패권을 장악한 채 눈을 부라리고 있다”며 “걸핏하면 ‘너희 신문 절독해 버릴 거야’라고 하는 통에 가난한 언론들은 제대로 된 항변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기숙 “날 인용한 기사는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당장 내리시죠!”

조 교수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저를 인용한 기사는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다"며 "풍자와 조롱은 님의 특허냐. 보수언론의 기준에 따르면 특정조건하에서 중국 경호원도 정당방위가 된다며 국민의 죽음을 외면하고 기자의 폭행만 과대보도하는 언론을 풍자한 것이다. 당장 글을 내려라"고 했다.

법적 대응 방침도 밝혔다. 조 교수는 “법률가와 상담하니 문빠는 정신병자라는 주장도 명예훼손이라고 한다. 제가 제주도라… 이 글을 서 교수 블로그에 올려 경고를 주세요! 당장 내리고 사과하시라고 전해달라”고 트위터에 썼다.

본지 인턴들은 두 사람이 정말 법적 소송전을 벌일 것인지 궁금했다. 두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벌어진 일련의 논쟁들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 서민 교수 “내가 박사모? 억울하다”

서민 교수는 조 교수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고소해도 전혀 상관없다. 가진 게 많아서 고소해도 손해볼 것은 없다. 오히려 고소해서 시시비비를 가려보는 것도 해볼 만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법률가와 상담 결과 '문빠는 정신병자'라는 주장도 명예훼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문빠들이 명예를 훼손하는 멸칭을 더 많이 사용한다. 가장 단적으로 '기레기'라는 명칭이 그렇다. 오히려 명예를 훼손하는 건 문빠들이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그런 단어들을 볼 때마다 캡처를 해 모아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 교수가 주로 모니터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엠엘비파크’ ‘오늘의유머’ ‘클리앙’이라고 했다. 그는 매일 들어가 이른바 ‘문빠’들이 남기는 명예훼손성 댓글을 기록으로 남겨둔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모아둔 자료를 활용해 문빠에 관련한 글을 작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서 교수는 "문빠들의 행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번 대선 경선 과정 때부터였다"라며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 같은 분들에게 도 넘는 비난을 하는 것을 보고 과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부터 문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표방하는 커뮤니티에 하루도 빠짐없이 접속해 문빠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왔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서 교수는 자신이 언급한 '문빠'의 개념을 정확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빠는 단순히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좌표'를 찍고 댓글을 조작하는 행위에 적극 가담하는 일부 세력을 뜻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빠들의 맹목성은 '박사모'와 비견될 만 하다"며 "문빠와 박사모의 차이는 인터넷을 잘 다루느냐, 못 다루느냐 뿐이지 기본 속성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문빠들의 문 대통령을 향한 맹목적 지지가 향후 우리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언론을 정권 친화적으로 길들여야 한다고 보는 그들의 시각은 아주 위험하다"라며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초적 요소다. 그런 것조차 해치는 사람들이 되려 '정의'를 참칭하고 적폐를 가려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칼럼에서 언급해 '박사모'라고 공격받는 것에 대해서 서 교수는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그 글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쓴 칼럼이다. 이후 쓴 칼럼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한 글도 셀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10년 전 글도 찾을 정도로 검색 능력이 좋으신 분들이 왜 여태까지 내가 썼던 칼럼들은 읽어보지 않는지 의문이다”라며 “일부러 오독하는 것이거나, 내가 쓴 글을 이해할 만큼의 해독 능력이 없는 것이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조기숙 “조만간 입장 정리해서 소셜미디어 통해 밝힐 것”

조 교수는 서민 교수와의 언쟁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는 "현재 휴가를 내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최근 논란에 대해 당장 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가 복귀하는 대로 입장을 정리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교수는 자신이 제주도에 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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