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통곡의 제천·충격에 빠진 충북

입력 2017. 12. 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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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를 하루 앞뒀던 지난 21일 오전까지만 해도 충북 제천은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3시 53분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제천은 완전히 다른 도시가 됐다.

김모(45)씨는 "충북 최대 참사로 기록된 우암상가 아파트 붕괴사고와 충주호 유람선 화재사고 때도 이번 제천 화재보다 인명 피해가 적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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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살려달라고 전화했는데"..장례식장 유족들 눈물바다
충북 사상 최악 참사..성화봉송 등 행사 전면 중단, 애도 물결

(제천=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를 하루 앞뒀던 지난 21일 오전까지만 해도 충북 제천은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3시 53분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제천은 완전히 다른 도시가 됐다.

제천 화재 현장

스포츠센터 1층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8층까지 번지며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대참사가 발생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밤새 진화와 구조작업이 이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가 계속 늘었고, 29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사망자가 안치된 제천 시내 5개 병원에는 안타까운 사연과 통곡으로 가득 찼다.

유가족들은 애써 슬픔을 억누르며 장례를 준비하다가도 조문객의 포옹 한 번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참사로 졸지에 장인·장모를 한꺼번에 떠나보낸 최모(46)씨는 "어제 화재 발생 뉴스를 보고 계속 장모님께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저녁 8시 30분께 장모님 번호로 전화가 와서 급히 받으니 소방대원의 목소리였다"고 눈물을 쏟았다.

참사로 아내를 잃은 윤모씨는 "불이 난 뒤 아내가 전화기 넘어 다급한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외쳤다"며 "연기 때문인지 콜록거리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울먹였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 역시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화마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들의 목숨을 앗아간 화마가 덮쳐 검게 그을려 뼈대만 남아 있는 스포츠센터를 안타깝게 지켜봤다.

눈물바다된 화재현장

22일 화재 현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유족들의 원망과 질책이 쏟아졌다. 김 장관이 방문한 제천서울병원에서 한 유족은 "여자들이 모여있던 2층 사우나 통유리만 먼저 깨줬으면 거의 다 살았을 것"이라며 "소방차도 왔는데 무엇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소방관들이 무전기만 들고 난리였지 이삿짐 차량 한 대만 왔다갔다 하며 허둥댔다"며 "소방 매뉴얼을 따르지 않아 피해가 컸던 이번 화재는 명백한 인재이니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제천에는 친지와 친구 등의 안부를 묻는 외지의 안부 전화가 폭주했다.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는 희생자들의 애도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제천 화재현장 찾은 문재인 대통령

사상 최악의 참사를 당한 충북은 충격에 빠지면서 각종 행사가 전면 중단됐다.

22일 예정돼 있던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는 일찌감치 취소됐다.

충북도는 각종 행사 때 애도 묵념을 하고, 전 직원들이 근조 리본을 달도록 했다. 연말연시 각종 모임도 자제하도록 했다.

이날 열린 충북도의회 본회의는 묵념으로 시작해 애초 예정됐던 5분 발언 등을 취소하는 등 30분 만에 마무리했다.

충북도 교육청도 대책회의를 갖고 피해 학생·교직원 등에 대한 심리상담을 지원하면서 학교 축제와 대외 행사를 자제하기로 했다.

도교육청 직원들은 이날 오전 희생자를 애도하고 부상자 조속 쾌유를 비는 묵념을 올리기도 했다.

각 정당도 희생자 애도 성명을 내면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 추궁을 주문했다.

김모(45)씨는 "충북 최대 참사로 기록된 우암상가 아파트 붕괴사고와 충주호 유람선 화재사고 때도 이번 제천 화재보다 인명 피해가 적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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