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의 Economia] 백세시대, 일곱가지 반퇴의 정석

김세영 2017. 12. 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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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도 은퇴없는 삶
인생설계 재취업 등 제시
마흔살 전 시작하라 충고
노후 30년 가계부 등 '눈길'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2009년 국제연합(UN)은 세계인구 고령화 보고서를 통해 2020년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장수국가가 31개국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이를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 시대'라고 정의했다. 소수에게만 가능했던 백세 장수가 일반에게도 널리 해당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2017년부터 백세시대를 선언했다. 2016년 12월 29일 국가노후준비위원회를 열고 '제1차 노후 준비 지원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개인 문제로만 치부됐던 백세시대 준비를 국가가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

수명은 길어졌지만, 현실은 더욱 먹고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 노후 대비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국민연금, 퇴직연금도 더 이상 보호막이 되긴 어렵다. 국민연금 지급 시기가 61~65세 이후로 대폭 늦춰져 은퇴 후 소득이 불분명한 시기, 은퇴 크레바스를 피하기 어렵다.

'반퇴시대'란 말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는 신조어다. 노후 소득 부족과 공적 복지제도의 미성숙으로 은퇴 후에도 은퇴를 못 하는 것이 사실이다. 퇴직 후에도 자신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활용해 일해야만 한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으로 은퇴 시기는 더욱 앞당겨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해 상당수 일자리들은 존폐기로에 놓였다.

지난 6월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취업 중인 장노년층 열 명 중 네 명꼴로 퇴직 후 '제2의 일'에 관심을 두거나 실제 준비하고 있다.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노인 빈곤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노인 빈곤율은 49%. 젊어서 모아둔 게 없어 퇴직 후 바로 노인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노년층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반퇴세대는 퇴직을 앞둔 1차 베이비부머(1955~63년 출생자 710만 명)를 포함해 취업이 늦고 저성장ㆍ저금리가 일상화된 2ㆍ3차 베이비부머(30~40대)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팍팍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인생 설계를 미뤄둘 순 없다. 이 책은 노련한 재테크, 재취업, 건강관리, 여가, 인간관계를 재정립하며 가난하지 않은 노후를 제안한다.

일곱 가지 '반퇴의 정석'은 봐두자. 백세시대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마인드의 정석', 조금이라도 젊을 때 앞날을 생각해보는 '인생 설계의 정석', 내 돈은 내가 굴릴 줄 아는 '재테크의 정석', 경력을 리모델링하는 '재취업의 정석', 가족ㆍ친구 등 지인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관계의 정석'과 '건강관리의 정석'과 '여가의 정석' 등. 재산, 연금, 주식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짚기부터 상속과 증여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노후 재테크 방법을 일러준다.

특히 "퇴직 후의 삶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한다. 앞날에 대한 고민은 마흔이 되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고 재촉한다. 노후 준비도 머리가 잘 돌아가고 체력이 받쳐줄 때 하라는 것이다. 40대가 되면 회사에서 중간관리자가 되면서 자신을 돌볼 시간을 갖기 어렵다. 하지만, 그럴수록 시간을 쪼개 인생 후반전에 대비해야 한다. 전문성을 퇴직 후에도 발휘하기 어렵다면 소득을 낼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도 배워야 한다.

저자는 또 "수명이 길어진 만큼 노후자금이 필요하다. 길게는 30년 늘려 쓸 수 있도록 준비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30년 가계부'를 제시한다. 이는 아직 경험하지 않은 미래의 가계부인데 실제로 작성해보면 의외로 큰 충격을 받게 된다고. 막상 퇴직해 60세부터 노후생활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손에 쥐는 현금은 얼마 안 되는 예금과 연금밖에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퇴시대를 현명하게 버틸 수 있어야 한다. 남은 인생 30년을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반퇴세대의 노후는 고단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그 고민을 함께 해준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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