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우병우 집 조사하자 靑 민정비서관-강신명 경찰청장 통화"
[경향신문]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의 비위 의혹을 조사하다 중단하게 된 과정에 강신명 전 경찰청장(53)이 개입한 정황을 검찰이 공개했다. 강 전 청장의 관여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 공판에서 특별감찰관실이 우 전 수석 주거지 등에 현장조사를 나간 지난해 7월29일 우 전 수석 부하직원이던 윤장석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강 전 청장이 통화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특별감찰관실이 우 전 수석 주거지 인근에서 조사를 시작한 지 불과 30분이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윤 전 비서관은 우 전 수석으로부터 ‘내 주거지에서 누군가가 차적 조회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즉시 백방준 전 특별감찰관보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 전 비서관은 백 전 특별감찰관보에게 “우 수석님 집에 직원이 나갔느냐,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 그리고 우 수석님 집에 휴대용 차량조회기를 가지고 갔느냐, 아무리 경찰관 신분이어도 특별감찰관실에 파견을 갔으면 휴대용 차량조회기 사용은 불법 아니냐”며 항의했다.
이어 오후 2시36분 윤 전 비서관은 강 전 청장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백 전 특별감찰관보는 오후 2시54분 현장조사를 중단했고, 윤 전 비서관과 강 전 청장은 이날 오후 7시2분에 다시 통화를 했다.
“우 전 수석 감찰 문제로 (강 전 청장과) 통화한 것 아니냐”는 검찰 질문에 대해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윤 전 비서관은 “후임 경찰청장 내정과 청문회 준비가 있었다”며 “강 전 청장이 당시 퇴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했는데 수사권 조정 등 예민한 이슈에 대해 의견 피력을 많이 해서 그러한 부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광석 당시 경찰청 감찰담당관은 “7월29일 오후 강 전 청장으로부터 전화가 와 ‘민정수석실에서 우 전 수석 집 근처를 사찰하고 불법으로 차적 조회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연락이 왔는데 특별감찰관실에 파견돼있는 경찰관들을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실제로 이후 경찰은 우 전 수석 주거지에서 차적 조회한 사람을 찾기 위해 감찰과 수사에 착수했고 강남경찰서 경찰관 등이 입건됐다.
검찰은 “경찰이 차적 조회와 관련해 수사에 착수한 7월29일부터 8월8일 사이에 윤 전 비서관은 경찰 수뇌부와 여러차례 통화했다”고 지적했다.
재판장인 이영훈 부장판사는 “윤 전 비서관과 강 전 청장이 현장 조사 직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으니 강 전 청장에 대해 조사했으면 한다”며 검찰에 “(강 전 청장을) 증인으로 법정에 부를지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했다.
우 전 수석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자신의 비위 의혹에 대한 감찰을 시작하자 ‘감찰을 그만두지 않으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위협해 특별감찰관의 직무수행을 방해한 혐의(특별감찰관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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