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찬의 스키 오디세이] 스키는 '한발'로 타는 거야

정우찬 프로(CSIA 레벨4) 입력 2017. 12. 21. 14:13 수정 2017. 12. 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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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회전은 바깥스키로
안정감 있게 회전하며 슬로프를 내려오는 정우찬 프로. /사진=김영도씨

스키 고수의 시작은 자세에 있다. 스키 위에 제대로 서는 '중경' 자세를 익혀야 한다. 지난 두번째 칼럼(고수로 가는 길 '중경')에서 중경 자세를 만드는 방법을 언급했다. 이번엔 그 다음 단계인 '바깥스키로 서기'를 익힐 차례다.

◆ 바깥스키는 튼튼한 동아줄

'바깥스키'란 무엇인가. 스키는 두개의 스키판에 왼발과 오른발을 올려 탄다. 회전(턴)을 하지 않고 곧바로 내려간다면 왼쪽과 오른쪽 스키 구분은 큰 의미가 없겠다. 하지만 경사진 슬로프에서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려면 회전이 필요하다. 이때 왼쪽으로 회전을 한다면 오른발의 스키가 곧 바깥스키가 된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회전할 땐 왼발의 스키가 바깥스키다. 조금만 연습하면 바깥스키가 어느 쪽인지 이해할 수 있다.

안쪽스키를 들어 체중을 바깥스키에 실은 채 회전(왼쪽부터)하는 정우찬 프로. 바깥스키로만 회전해도 자세가 안정적이다. /사진=정우찬 프로
자전거를 예로 들어보자. 자전거를 탈 때 좌회전을 할 경우 힘을 실어야 하는 발은 오른쪽이다. 몸을 왼쪽으로 기울이면서 오른쪽 페달을 수직으로 내려 힘을 실으면 매끄러운 좌회전을 할 수 있다. '투르 드 프랑스' 같은 세계적인 도로경기를 유심히 보면 선수들의 코너링 방법이 일정하다. 

스키를 탈 때도 마찬가지 현상이 발생한다. 회전을 하면 강한 원심력이 만들어지는 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바깥발로 제대로 버텨줘야 한다. 바깥발의 안쪽으로 스키를 정확히 밟아주면 에지가 설면을 파고 들어가 마치 자전거의 코너링처럼 몸이 안정적으로 지탱한다.

◆ 바깥스키를 익히는 법

왜 바깥스키여야 하는가. 구전동화 중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있다. 동화에 나오는 동아줄 중 튼튼한 것과 썩은 것을 바깥스키와 안쪽 스키에 비유하면 쉽다. 바깥스키는 잡고 매달려서 흔들어도 절대 끊어지지 않는 아주 튼튼한 것이다. 반면 안쪽스키에 의지하면 썩은 동아줄을 붙잡는 셈이다. 중경 자세와 더불어 바깥스키에만 매달리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바깥스키에 제대로 설 수 있을까.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안쪽스키를 드는 것이다. 안쪽스키를 들어올리면 당연히 바깥스키에 체중이 온전히 실린다. 왼쪽으로 회전할 때 왼쪽 스키를 들어 주고 오른쪽으로 회전할 때 오른쪽 스키를 들어주면 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있다. 스키를 전반적으로 들어준다지만 실제론 눈에 보이는 스키의 앞만 들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몸의 중심이 스키의 뒤쪽으로 치우친 '후경'의 밸런스일 때 스키의 앞만 들린다.

안쪽스키의 테일(뒷부분)만 드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진=정우찬 프로
안쪽 스키 전체를 들어주는 것이 어렵다면 스키의 앞은 그대로 두고 스키의 뒷부분만 들어줘도 괜찮다. 이런 동작은 후경의 밸런스를 방지하면서 바깥스키에 체중을 실어주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중급자가 실시하기에 좋은 연습방법이다.

사진처럼 안쪽 스키의 테일(뒷부분)만 드는 것은 스키 전체를 드는 것에 비해 쉽고 체력소모가 적어 중급자들에게 좋은 연습방법이다. 스키 전체를 들었을 때 몸이 후경으로 빠지는 것도 방지하므로 처음엔 이 방법으로 연습하는 것이 좋다.

◆ 바깥스키와 체중이동 타이밍

안쪽 스키를 들어 바깥스키에 체중을 싣는 것은 처음 연습할 땐 부자연스럽다. 또 균형을 유지하는 데 근력을 많이 사용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상급코스에서 연습하면 부상의 위험도 있고 오히려 좌절감만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최대한 설면이 고르고 경사가 완만한 곳을 찾아 연습하는 것이 좋다. 중급자라면 초급코스에서, 상급자라면 중급코스에서 연습하기를 권한다.

몇시간을 연습하면 점차 자연스러워지고 불안감도 줄어든다. 안쪽 스키를 드는 것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면 이제 안쪽 스키를 드는 타이밍에 초점을 맞춰 보자.

'이른 체중 이동'(early weight transfer) 시범(왼쪽부터). /사진=정우찬 프로
대부분의 중급 스키어들은 회전이 시작되고 나서야 '안쪽 스키를 들자'는 생각을 하고 이를 행동에 옮긴다. 하지만 안쪽 스키를 들기 위해서는 먼저 바깥스키로 '체중 이동'(weight transfer)이 이뤄져야 한다. 이론을 생각한 뒤 안쪽 스키가 실질적으로 들리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차가 생긴다. 따라서 안쪽 스키가 들리는 것은 턴의 중반쯤이다.

반면 사진처럼 먼저 들었던 왼쪽 스키를 내려 놓으면서 체중을 자연스럽게 왼쪽 스키로 옮기며 오른쪽 스키 들기를 시작한다. 이렇게 '이른 체중 이동'(early weight transfer)을 통해 회전의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바깥스키에 체중을 싣고 회전을 시작할 수 있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학처럼 바깥다리로 안정되게 스키를 할 수 있다면 이미 중급을 뛰어넘어 고수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뜻이다.

정우찬 프로(스키칼럼니스트, CSIA 레벨4)

☞ 본 기사는 <머니S> 제519호(2017년 12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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