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영평가 잘 받으려 '한우 등급' 조작..감사 착수

이주찬 2017. 12. 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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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우의 등급을 매기는 축산물 품질 평가원에서 이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나 정부가 감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높은 등급이 많이 나오면 기관 평가점수가 올라가기 때문에 그랬을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C에서 A로 평가가 올라갔습니다. 그러니까 한우 등급을 올려서 자신들의 기관 등급도 올린 것입니다.

이주찬 기자입니다.

[기자]

농식품부가 최근 축산물품질평가원을 상대로 감사를 벌인 뒤 작성한 자료입니다.

한우의 등급을 올린 정황이 나타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한우는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등급을 매기는데 육질과 근내지방, 즉 마블링에 따라 1++에서 3등급까지 5등급으로 나눕니다.

그런데 지난해 전국 한우에 매긴 등급의 분포를 보면 2등급과 1등급의 경계선 주변의 꼭짓점이 유난히 올라가 있고, 1등급과 1+ 등급의 경계선에도 꼭짓점이 치솟아 있습니다.

2등급의 상위 품질인 한우를 1등급으로, 1등급 상위 품질인 한우는 1+ 등급으로 각각 한단계씩 올리다 보니 생긴 결과로 보입니다.

농식품부는 이 기관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한우 등급을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평가항목에 한우의 상위 등급 비율이 포함돼 있어 공공기관 평가점수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기관은 1+등급 이상 한우 비율을 경영 지표로 정해놓고 각 지원에 공문과 메일 등을 통해 목표 달성을 채근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덕분인지 2년 연속 C등급이었던 경영평가 등급이 올해는 A등급으로 수직상승했습니다.

임직원들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반면 상당수 소비자는 같은 품질의 한우를 돈을 더 주고 먹어야 했습니다.

소고기 등심 1kg 기준으로 1++등급은 10만5천원, 2등급은 6만4천원으로 4만 1천원의 가격 차이가 났습니다.

[은부덕/서울시 상암동 : 등급별로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데 만날 플러스 플러스 하더니 이렇게 속고 살면 억울하죠.]

농식품부는 추가 확인 과정 등을 거친 뒤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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