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오지 마을' 세계 최초 '5G 마을' 됐네
VR 카메라로 마을 장터 생중계.. 360도 영상 보며 특산물 쇼핑.. 지불은 스마트폰으로 간편 결제
카페에선 증강현실 게임 즐기고 앉아서 주요 관광지 모두 체험
멧돼지 자동으로 포착해 쫓아내.. ICT 유해동물 퇴치 솔루션 설치
20일 오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알펜시아 주경기장에서 자동차로 15분을 달리자 '평창 5G 빌리지'라는 간판을 내건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KT가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시범 적용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2리 '의야지 마을'이다. 평창동계올림픽 통신 파트너인 KT는 5G 올림픽을 위해 평창·강릉 일대에 1만1000㎞의 통신·방송 중계망을 깔았다. 특히 90가구 208명이 거주하는 이 작은 마을을 최첨단 기술을 즐길 수 있는 '5G 체험관'으로 꾸몄다.
KT는 이곳에 5G 네트워크 기반의 가상·증강현실(VR·AR) 등 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체험 카페를 만들고, 마을을 습격하는 멧돼지를 퇴치하는 IoT(사물인터넷) 관제 체제도 구축했다. 마을 주민들이 대형 TV와 화상카메라 등으로 각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화상회의 시스템도 설치했다. 이날 열린 개소식에 참석한 KT 황창규 회장은 "의야지 마을에서 5G를 중심으로 한 혁신기술이 미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360도 AR·VR 실시간 중계로 특산물 쇼핑
의야지마을 중심에 있는 1층 125㎡(38평), 2층 66㎡(20평) 규모의 '꽃밭양지카페'. 카페 2층에 들어서자 '5G AR(증강현실) 마켓 코너'가 나왔다. 이곳에서는 카페 인근 야외 장터에서 쇼호스트가 마을 특산품인 황태포·육포·절인 배추·시래기·곤드레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5G 전용 태블릿PC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이 태블릿PC는 일반 홈쇼핑 화면과 달리, 손가락으로 태블릿 화면을 움직이면서 주변에 진열된 특산품을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었다. 기존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최대 100배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5G 기술이 360도 VR 영상을 태블릿PC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화면에 비친 특산물 위에는 상품 정보가 메뉴로 떴다. 실제 동영상에 가상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AR 기술이 접목된 것이다.
배추 위로 떠 있는 '소개 영상' 메뉴를 손가락으로 누르자 배추를 수확하는 장면과 함께 배추를 기른 농민 인터뷰 동영상이 떴다. 이어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자 온라인 쇼핑사이트가 나타났다. 여기서 구매할 배추 수량을 정한 뒤 스마트폰 간편 결제를 이용하면 배달까지 된다. KT 관계자는 "머리에 쓰는 전용기기를 착용하면 마치 눈앞에 실제 장터가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매번 주민들이 실시간 중계를 할 수는 없어 미리 촬영한 화면을 사용해 AR 마켓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CT로 업그레이드된 시골 마을
의야지 마을은 올림픽이 끝나도 관광객들을 꾸준히 모을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가 만들어졌다. 카페 1층에서 관광객들은 AR 게임을 하며 대관령면 7개 주요 관광지를 체험해볼 수 있다. 1층에 놓인 스마트폰으로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해 카메라로 가로 2m, 세로 1.2m 흰색 탁자를 비추자 탁자 위로 산림처럼 꾸며진 지도 그래픽이 나타나면서 의야지마을, 알펜시아리조트, 삼양·하늘 목장 등이 표시됐다. 의야지 마을을 누르자 관광 정보와 함께 감자를 수확하는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게임으로 수확한 감자 아이템은 커피, 목장 할인권, 특산물 할인권으로 바꿀 수 있다. 또 85인치 대형 화면이 있는 '관광 안내 미디어월(Media Wall)'에선 드론으로 찍은 마을 영상을 볼 수 있고 동작 인식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화면에 서 있는 모습이 나오고 아래에서 당근과 배추 그래픽이 튀어나오면 손바닥을 사용해 자를 수 있는 게임이다.
KT는 또 멧돼지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을 위해 'ICT(정보통신기술) 유해동물 퇴치 솔루션'도 설치했다. 레이더가 멧돼지 등 야생동물을 인식하면 통신망에 연결된 IoT 카메라 4대가 자동으로 움직여 이를 포착하고 이후 빛과 소리, 기피제(약물)로 멧돼지를 쫓아낸다. 이선학(44) 마을 이장은 "움츠러든 마을 경제가 이번 올림픽 개최와 5G빌리지 개소를 계기로 활성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가상현실은 사용자가 완전히 가상으로 만들어낸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기술, 증강현실은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처럼 실제 환경에 가상의 이미지를 덧씌워서 보여주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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