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학습시키니..45년 걸릴 고전번역까지 '척척'

정구희 기자 2017. 12. 2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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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 왕실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승정원일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분량이 어마어마해서 전문가들이 매달려 번역해도 앞으로 45년은 걸릴 걸로 보였는데 인공지능 AI가 힘을 보태기 시작했습니다.

정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규장각에는 승정원일기가 3천 권 정도 남아 있습니다. 글자 수만 2억 4천3백만 자, 아직 20%밖에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전문 번역가가 매달려도 1년에 10만 자 정도 번역하는 데 그쳐 현재 인력으로는 앞으로 45년 후에나 완역본을 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최두헌/승정원일기 번역가 : 워낙 방대하기도 하고 그 양에 비해서 지금 번역에 투입된 그 번역자들 수는 적은 편이고.]

인공지능에게 기존에 번역된 문장을 가르친 뒤 번역을 시켜봤습니다.

'후설', 한자 그대로는 목구멍과 혀라는 뜻이지만 승정원의 별칭으로도 쓰이는데 인공지능은 문맥에 따라 목과 혀가 아닌 승정원이라 번역했습니다.

인공지능이 학습하지 않은 문장도 번역시켜 봤습니다.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에 대한 기록을 지워달라며 영조에게 올린 상소문인데 인간 번역과 거의 같습니다.

[남성현/한국 고전번역원 연구원 : '마음이 불편하고 슬프다. 그것 좀 삭제 좀 부탁한다. 영조한테.' 이런 내용의 흐름의 대의는 정확히 파악한 것 같습니다.]

고전번역원은 인공지능이 더 많은 문장을 학습하게 되면 무려 27년이나 번역 기간을 줄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장현기)  

정구희 기자kooh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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