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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우 등급 조작…기관은 '성과급' 시민은 '바가지'

입력 2017-12-20 20:47

시중 판매 한우 등급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매겨

"공공기관 평가 잘 받으려 등급 끌어올려"

임직원, 수백~수천만원 성과급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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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판매 한우 등급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매겨

"공공기관 평가 잘 받으려 등급 끌어올려"

임직원, 수백~수천만원 성과급 받아

[앵커]

최상급인 투플러스에서 3등급까지 등급에 따라서 한우 가격 차이가 꽤 많이 나죠.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한우의 등급은 공공기관인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매깁니다. 그런데 여기서 등급을 조작한 정황이 나타나서 농식품부가 감사를 벌인 사실을 저희 취재팀이 확인했습니다. 좋은 등급의 한우가 많이 나올수록, 이 기관의 경영 평가 성적이 올라가기 때문이라는데. 덕분에 이 기관은 두둑한 성과급을 받았겠지만 소비자들은 가뜩이나 비싼 한우를 돈을 더주고 먹은 셈이 됐습니다.

이주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농식품부가 최근 축산물품질평가원을 상대로 감사를 벌인 뒤 작성한 자료입니다.

한우의 등급을 올린 정황이 나타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한우는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등급을 매기는데 육질과 근내지방, 즉 마블링에 따라 1++에서 3등급까지 5등급으로 나눕니다.

그런데 지난해 전국 한우에 매긴 등급의 분포를 보면 2등급과 1등급의 경계선 주변의 꼭짓점이 유난히 올라가 있고, 1등급과 1+ 등급의 경계선에도 꼭짓점이 치솟아 있습니다.

2등급의 상위 품질인 한우를 1등급으로, 1등급 상위 품질인 한우는 1+ 등급으로 각각 한단계씩 올리다 보니 생긴 결과로 보입니다.

농식품부는 이 기관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한우 등급을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평가항목에 한우의 상위 등급 비율이 포함돼 있어 공공기관 평가점수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기관은 1+등급 이상 한우 비율을 경영 지표로 정해놓고 각 지원에 공문과 메일 등을 통해 목표 달성을 채근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덕분인지 2년 연속 C등급이었던 경영평가 등급이 올해는 A등급으로 수직상승했습니다.

임직원들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반면 상당수 소비자는 같은 품질의 한우를 돈을 더 주고 먹어야 했습니다.

소고기 등심 1kg 기준으로 1++등급은 10만5천원, 2등급은 6만4천원으로 4만 1천원의 가격 차이가 났습니다.

[은부덕/서울시 상암동 : 등급별로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데 만날 플러스 플러스 하더니 이렇게 속고 살면 억울하죠.]

농식품부는 추가 확인 과정 등을 거친 뒤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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