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크라이 배후 북한]①목표는 10배 급등한 비트코인?
미국과 영국 정부가 잇따라 올해 세계를 뒤흔든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었던 '워너크라이(WannaCry)'의 배후로 북한을 공식 지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워너크라이 공격으로 노린 것과 이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급등한 비트코인을 겨냥한 북한의 노림수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19일(현지시간) 토머스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워너크라이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단순히 혐의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증거를 갖고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결론을 내렸다"며 "면밀한 조사를 거쳐 이 공격을 북한 정권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규정한다"고 했다. 이날 영국 외무부도 나지르 아흐메드 차관의 발표를 통해 워너크라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그동안 워너크라이 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주요국 정부가 잇따라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너크라이는 지난 5월 전 세계 병원과 은행, 기업 네트워크를 마비시킨 '랜섬웨어'다. 랜섬웨어는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의 합성어로 시스템을 잠그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인질로 금전을 요구한다. 워터크라이의 경우 데이터 암호화를 풀어주는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했다. 특히 짧은 시간에 150여 개 국가 23만 대 이상의 컴퓨터가 감염돼 큰 혼란이 일었다.
그렇다면 북한은 워너크라이 공격을 통해 무엇을 얻었을까. 경제 제재로 돈줄이 막힌 북한이 해킹으로 자금을 확보해 핵 개발에 사용했을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추정이다. 이에 대해 보서트 보좌관은 "돈이 주요 목적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돈을 많이 벌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워너크라이의 전파 속도는 빨랐지만 곧바로 영국에서 감염을 저지할 수 있는 '킬 스위치(kill switch)'를 찾아내 확산이 주춤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금전이 아니라 워너크라이 공격의 대가로 요구한 비트코인 자체가 북한의 목표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너크라이는 초반 30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요구하고, 사흘 내 지불하지 않으면 요구액을 600달러로 올렸다. 그런데 워너크라이 공격이 있었던 5월 2000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은 10월에 5000달러를 찍더니 현재는 2만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북한이 5월에 워너크라이로 얼마를 탈취했던지 간에 6개월 만에 그 가치가 10배로 치솟은 셈이다.
이에 대해 보안 업계에서는 주가 조작을 하는 것처럼 비트코인 시세를 조작하기 위해 워너크라이 공격을 감행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전 세계에 비트코인을 요구해 짧은 시간에 수요를 늘리는 방법으로 가격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북한이 비트코인에 집착한 것이 비단 워너크라이 공격뿐만이 아니라는 점은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미국 폭스뉴스는 최근 사이버 보안 전문가 애슐리 선을 인용해 북한의 해커들이 재정적 이득을 얻기 위해 비트코인 거래소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안 업체 파이어아이도 지난 9월 보고서를 통해 북한 연계 해커들이 지난 5월 이후 최소 3차례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해 비트코인을 훔쳤다고 밝혔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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