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탈선 열차, 시속 48㎞ 구간서 129㎞로 달려"

적어도 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친 미국 시애틀 남부 암트랙 탈선 사고는 열차가 굽은 길에서 제한 속도를 크게 넘겨 운행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철도교통안전위원회의 벨라 딘-자르 위원은 브리핑을 통해 "사고 열차의 후방 기관차 데이터 기록을 조사한 결과 당시 열차는 시속 48㎞ 속도 구간에서 시속 129㎞로 달리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딘-자르 위원은 "왜 열차가 커브 길에서 이토록 제한 속도를 크게 넘겨 빠르게 달렸는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면서 현재 엔지니어와 승무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탑승했던 엔지니어와 승무원들이 머리에 피를 흘리는 등 크게 다쳐 제대로 된 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미국 워싱턴주 당국이 1억8천만 달러를 투입해 신설한 고속 구간에 처음 투입된 암트랙 열차에서 발생했습니다.

사고 직후 주 교통 당국은 "몇 주간의 시험 운행을 거쳐 열차 운행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암트랙이 이 구간에 자동으로 감속하거나 정지하는 기능인 '포지티브 트레인 컨트롤'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예산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이 기술에 대한 의무 적용 기한이 내년 말로 연장된 상태라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18일 오전 6시에 시애틀에서 출발한 사고 열차는 7시 40분쯤 시애틀 남부 듀폰의 커브 길에서 탈선해 14칸의 열차 가운데 한 칸이 5번 고속도로 위로 떨어졌습니다.

사고로 적어도 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10여 명은 중상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