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갑작스런 추위 체온 지켜야 건강 지킨다

이병문 2017. 12. 20.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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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들어 계속되는 한파로 건강에도 비상이 켜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2월 1~15일 겨울 한파로 인해 90명의 한랭질환자가 발생했고 6명이 사망했다.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면 혈관이 위축돼 혈압이 올라가고, 우리 몸의 체온 유지를 위해 심장이 평소보다 부담을 갖게 된다. 이 때문에 고혈압,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나 노약자들은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에 노출될 위험도가 높아진다.

최규영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순환기센터 과장은 "만성질환자가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될 경우 혈관이 수축되고 몸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 및 혈관에 부담이 커져 심뇌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며 "한파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온 유지가 중요한 만큼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랭질환의 대표적 증상은 저체온증이다. 2013~2016년 한랭질환자 중 82%가 저체온증 환자이며, 올해도 70%를 웃돌고 있다. 저체온증은 심부체온(深部體溫)이 35도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심한 오한이 발생하고 점차 맥박과 호흡이 느려지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올해 한랭질환 사망자는 거의 모두 저체온증이 원인이었다.

저체온증은 일반인은 물론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에게는 더 위험하다. 만성질환자는 혈관 수축과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어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떨어지고, 노인은 체지방이 상대적으로 적고 대사율이 떨어져 체온 유지가 쉽지 않다. 실제 지난해 저체온증 환자의 40.1%가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한 바 있다.

한파로 영향을 받는 또 다른 질환은 바로 심뇌혈관질환이다.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 신체는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는데, 이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고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아침에는 교감신경이 빠른 속도로 흥분되는데, 아침 운동과 배변을 무리하게 하면 혈압 상승을 더욱 부추기게 된다.

이렇게 높아진 혈압으로 인해 0.2~0.4㎜ 정도로 가느다란 뇌동맥이 이를 이기지 못해 터지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뇌혈관 혈압이 1520㎜Hg까지 상승해도 혈관이 터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고혈압 환자는 혈관이 약해져 정상 혈압보다 4~5배가량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심근경색도 한파로 인한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는 질환으로,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한 심장근육이 괴사하게 된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면서 혈압도 상승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심장혈관 내 죽상경화반의 파열을 일으켜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한파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 유지다. 저체온증과 심뇌혈관질환은 기온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평소 일정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조치하는 것이 좋다. 기온이 매우 낮은 새벽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털모자나 장갑, 목도리 등으로 방한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체온 유지 능력과 감지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평소 실내 온도를 적정 수준(18~20도)으로 유지하고, 내복과 가벼운 외투를 입는 것이 좋다.

건강한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물을 잘 안 마시게 되는데 이 경우 혈액 점성이 높아져 심뇌혈관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최규영 H+양지병원 과장은 "겨울철에는 충분히 몸을 따뜻하게 해 기온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며 금주, 금연 및 건강한 식습관으로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원활한 혈액순환을 위해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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