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도 지휘도 못 보지만..마음으로 연주한 10년
<앵커>
악보를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홀로 연주하는 건 그 자체로도 놀랍지만 관현악단까지 만들어 수없이 연주회를 열어왔습니다. 그것도 10년째입니다.
세계 유일의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조지현 기자와 만나보시죠.
<기자>
[이상재/'하트체임버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클라리넷 연주자 : 처음 만들 때 마음은 창단 연주회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였어요. 그땐 우리 정말 못했어요.]
3분짜리 짧은 곡 하나도 합주가 쉽지 않았던 10년 전 모습은 이제 웃고 넘기는 추억이 됐습니다.
교향곡에 현대음악까지 레퍼토리를 넓히는 과정은 연습 또 연습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숨 쉬어야죠.) 내가 숨쉬기로 했어?]
일단 모든 악보를 외웁니다.
지휘를 볼 수 없으니 음악 감독이 크게 숨을 쉬면 그 소리를 듣고, 호흡을 맞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겠죠.
[장성주/플룻연주자 : 긴 음을 할 때는 템포가 각각 달라지거든요. 그럴 때는 감독님의 숨소리 살짝 듣고 같이 하죠.]
재정적으로는 늘 어렵지만 미시간 국제음악제에 초청되는 등 10년 동안 4백 번이 넘는 연주회를 열었습니다.
눈 대신 마음을 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미시간 국제음악회 : 이제 불을 끄고 연주합니다. 눈을 감고 마음으로 들어보세요.]
비장애인 8명, 총 단원 21명. 이들이 만드는 화음으로 편견은 조금씩 깨지고 있습니다.
[원희승/트롬본 연주자 : 음악을 하려고 하다가 포기하지 말고 정말 자신이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한 번 시도해 봤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오영택)
조지현 기자fortu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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