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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살 아이에 냅다 발길질..알림장엔 "아이가 때렸다"

김종원 기자 입력 2017.12.19. 21:03 수정 2017.12.19. 21:33

<앵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감기약을 억지로 먹인 사건 저희가 얼마 전에 전해드렸습니다. 그 이후에 어린이집 학대와 관련된 제보가 여러 건 들어왔는데 그 가운데 하나를 지금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한 보육교사가 4살짜리 아이를 심하게 때리고서는 그날 알림장에는 오히려 아이가 교사를 때렸다면서 거짓말로 학대 사실을 숨기려고 했습니다.

먼저 김종원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부터 보시고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경기도 남양주 한 어린이집의 낮잠 시간, 보육교사가 이불을 가져가려 하자 4살 아이가 이불을 붙잡고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 낮잠 자기 전 시간인데, 애가 자꾸 보채니까 (보육교사가) 이불을 뺏으려고 하니까 (더 매달린 거죠.) 아이가 애착이 이불에 있어요.]

보육교사는 아이가 잡고 있는 이불을 확 낚아채더니 이불을 휘감으면서 아이의 머리를 밀어 버립니다.

그대로 뒤로 밀려난 아이가 그래도 이불을 놓지 않자 보육교사는 폭발한 듯 아이를 있는 힘껏 발로 찹니다.

CCTV 바로 아래여서 촬영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 듯도 한데 같은 방에 있던 아이들은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육교사는 자신이 폭행한 아이 부모에게 보내는 알림장에 전혀 엉뚱한 내용을 적어 보냈습니다. '아이가 자기를 때렸다'며 가정 지도를 해달란 거였습니다.

4살 아이는 보육교사에게 폭행당한 이날 부모한테까지 혼나야 했습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은 알림장으로밖에는 알 방법이 없는데, (알림장만 보고) '선생님 때리면 안 된다고, 선생님을 왜 때리느냐고, 때리지 말라'고 (훈육했죠.) 그러면 아이는 또 '화났어!' 하면서 삐치고.]

지난달 초에는 이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얼굴이 긁히는 상처를 입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날 알림장 내용입니다. 보육교사는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나 있기에 어디서 그랬느냐고 물으니 친구랑 부딪혔다고 대답하더라고 적었습니다.

거짓말이었습니다. 보육교사가 아이를 훈육한다며 까칠한 찍찍이가 달린 공을 얼굴에 가져댔다가 상처를 입힌 거였습니다.

보육교사는 원감 등과 상의한 끝에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고 말합니다.

[가해 보육교사 : (피해 아동이 찍찍이 달린 공을) 여자아이를 향해 또 던지려고 하길래, (제가 공을) 그 아이 얼굴에 댔어요. '느낌이 어떤지 네가 느껴봐' 그런데 아이가 몸부림을 치다 긁혔나 봐요. 원감님이 (이 얘기를 듣더니) '알림장 수첩에다 그렇게 쓰면 안 될 거 같은데?' 하셨고, 저도 좀 비겁하지만 (그렇게 썼어요.)]

동료 보육교사의 제보로 사건이 알려지자 문제의 보육교사는 어린이집을 떠났고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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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종원 기자, 있어선 안 될 일이 또 일어났는데 지난주 김 기자가 취재했던 인천 어린이집 감기약 사건도 그렇고 오늘(19일) 이 일도 그렇고, 이런 일들을 밝힌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기자>

내부에 있던 분들이 용기로 밝혀지게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내부자가 밝히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들입니다.

먼저 지난주 보도된 인천 어린이집 내용부터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보시면 갓 돌 된 아이인데 배와 머리를 허벅지로 짓누르고 앉아서 입에다가 밥을 밀어 넣고 있습니다. 원장인데, 주변을 보면 다른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편하게 밥을 먹이고 있습니다.

원장의 딸인 보육교사가 아이들에게 약을 먹이고 있습니다. 주면 안 되는 약을 용량도 마음대로 먹이고 있습니다. 역시 주변에 교사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오늘 보도한 사건도 아이의 부모님은 다른 교사들이 폭행을 할 때 이런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교사들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상처 같은 것은 원감 선생님과 둘이 말을 맞추고 거짓말을 했다라는 것을 스스로 실토한 상태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역시 다른 선생님이 학대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는 걸 알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사실들은 언론 보도가 되게 된 이유도 내부 신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결국 경찰 수사로 이어져서 밝혀지는 건데 이런 게 없으면 밝혀지기 힘든 상황입니다.

<앵커>

의사 표현이 쉽지 않은 아이들을 대신해서라도 보육교사 같은 사람은 아동 학대를 목격했을 때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어요.

<기자>

사실 법으로 그렇게 돼 있습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아동학대를 목격하면 신고를 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걸 지키지 않을 경우 500만 원의 과태료를 내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 교사들은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신고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이 바닥에서 매장된다' 이런 분위기가 굉장히 강해서 지금과 같은 법이 있어도 어린이집 교사 개개인의 의지에 매달려야 할 상황입니다.

결국 보건복지부에서 얼마 전에 조사했는데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의 신고가 69%나 급증했지만 유독 보육교사만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지 않은 교사가 훨씬 더 많지만 그런 분들의 명예를 위해서도 내부보호자의 보호와 신고가 더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주 보도했던 인천 어린이집에 대한 후속 조치가 있었나요?

<기자>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고 어린이집은 폐쇄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언론에 보도돼 알려져서 폐쇄된 후 이름만 바꿔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주 보도 이후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어느 어린이집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려달라 하는 청원이 많이 올라온 상태입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준호)

김종원 기자terryabl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