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누가 문대통령 '홀대'의 빌미를 주었는가?

박형기 기자 2017. 12. 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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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대론'이 뜨거운 논쟁거리다.

문재인 대통령 방중시 중국이 문 대통령을 홀대했다는 것이다.

홀대론의 주요 근거는 Δ 문 대통령이 주요 인사들과 만찬을 하지 않고 '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을 했다는 점 Δ 공항에 영접을 나온 인사가 고위관리가 아니라는 점 Δ 사진기자가 폭행당한 점 등이다.

문 대통령이 홀대를 받았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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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국빈만찬장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옥으로 만든 바둑알과 바둑판을 선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7.12.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홀대론’이 뜨거운 논쟁거리다. 문재인 대통령 방중시 중국이 문 대통령을 홀대했다는 것이다. 홀대론의 주요 근거는 Δ 문 대통령이 주요 인사들과 만찬을 하지 않고 ‘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을 했다는 점 Δ 공항에 영접을 나온 인사가 고위관리가 아니라는 점 Δ 사진기자가 폭행당한 점 등이다.

일단 사진기자의 폭행은 단순한 우발적 사고다. 논외로 치자. 그렇다면 주요 인사와 오찬 또는 만찬을 하지 않고 혼밥을 했다는 점을 먼저 보자.

문대통령은 중국 체류 기간 10끼 중 2끼를 중국 지도부와 식사했다. 14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찬을, 16일 차기유력주자인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을 가졌다.

2013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 같은 3박4일 일정의 방중을 했다. 당시 박전대통령은 중국 지도부와 3차례(시진핑·리커창·자오정융) 식사를 했다. 나머지는 문 대통령처럼 혼밥을 하거나 교민들과 식사했다. 세 차례나 두 차례나 오십보백보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공산당 권력서열 1,2,3위(시진핑, 리커창, 장더장)를 모두 만났다. 이들과의 면담 또는 회담이 불발됐다면 홀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들과 면담 또는 회담을 했다.

특히 같이 밥을 먹는 것은 ‘의전’에 불과하지만 서로 만나 양국의 공동관심사에 대해 논의하는 면담 또는 회담은 ‘외교’다. 리커창 총리는 당초 예정시간(40분)을 넘겨가면서 1시간 동안 문대통령과 회담했다.

공항에 영접 나온 인사가 하급관리라는 것도 짚어보자. 문 대통령이 13일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차관보급인 쿵쉬안유 부장조리가 영접을 나온 게 '홀대론'의 시작이다. 차관급(부부장) 인사가 영접하는 중국 국빈방문 의전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일견 홀대로 보일 수 있지만 쿵 부장조리는 최근 우다웨이 전 부부장이 은퇴한 후 부부장 대행으로 일하고 있다. 은퇴한 부부장이 나올 수는 없지 않은가.

문 대통령이 홀대를 받았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문 대통령은 홀대를 각오하고라도 중국을 방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해 불거진 경제 제재를 빨리 풀어야 했다.

현재 한국 경제계의 가장 큰 현안이 중국의 대한 경제 보복 조치를 해결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계의 이런 숙원을 풀고자 일부에서 저자세 외교라는 지적이 있음에도 방중을 강행했을 것이다.

문대통령의 이 같은 진심을 평가했는지 리커창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한중 경제교류가 재가동될 것이며, 이로 인해 한국기업들이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를 총괄하고 있는 중국의 총리가 양국의 경제교류가 곧 정상화될 것이란 신호를 보낸 것이다.

물론 중국이 실제 이 약속을 지킬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외교적으로는 이 정도의 수사를 이끌어 낸 것도 상당한 성과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은 홀대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홀대론을 말할 자격이 있을까? 문대통령이 홀대를 받았다고 치자. 왜 문 대통령이 홀대를 받았을까? 한국이 사드를 배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드 배치는 누가 했는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다. 그들은 충분한 여론수렴 없이, 중국의 반발 등 역효과는 생각지도 않고, 졸속으로 사드 배치를 강행했다. 그리고 일부 언론도 이를 부추겼다.

홀대를 유발한 원인제공자가 홀대론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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