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드론이 배달..무인차 타고 병원서 유전체 맞춤형 치료

원호섭 2017. 12. 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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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상용화할 수 있고 국내산업 이끌 탁월한 기술 선정
기업, 4차 산업혁명 기술 전쟁
삼성·LG 자율주행차 기술개발..현대重 등 선박에 ICT 접목

공학한림원 선정 100대 기술…2025년 서울 시민의 하루

7년 뒤인 2025년 대한민국 모습. 태양전지 기술 발달로 집집마다 태양광 발전을 이용한 전기 생산이 가능하고 드론이 택배를 배달한다. 자율주행차 상용화와 함께 로봇이 의료를 비롯한 일상생활에도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전체 분석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맞춤형 진료가 가능해지고 3D프린터 기술 발달로 맞춤형 생산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사진제공 = 한국공학한림원]
2025년 12월 19일 서울, 직장인 원미래 씨(35)는 인공지능(AI) 비서의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3D프린터로 만든 인공 무릎 연골 수술을 하는 날이어서 아침부터 서둘러야 했다. 드론이 배달한 샐러드로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 AI 비서에 날씨와 교통 상황을 물었다. 스스로 교통 상황과 신호등, 차선 등을 감지하는 자율주행자동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다. 담당 의사는 원씨의 유전체에 적합한 약과 수술법을 설명했다. 주삿바늘 없는 주사기로 마취를 하고 수술이 시작됐다. AI 의사가 수술에 동참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로봇과 함께 진행되는 수술과 생체접합형 재료 개발 덕분에 원씨는 2~3일 후면 퇴원할 수 있다. 입원 중에 원씨는 AI 비서에 집에 있는 태양전지 전원을 내리라고 지시했다. 병원 TV에서는 수출에 성공한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의 새로운 모델명이 소개되고 있었다.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해 발표한 '미래 100대 기술' 상용화를 가정해서 미리 내다본 7년 뒤 서울의 모습이다. 공학한림원은 삶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이 같은 기술을 포함해 7년 후인 2025년 상용화가 가능하고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어갈 '미래 100대 기술'과 차세대 주역 238명을 18일 발표했다. 직장인 원씨 사례처럼 환자 맞춤형 의료를 실현할 '건강한 사회' 분야 대표 기술로는 실시간으로 생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삽입형 디바이스, 지능형 수술로봇, 생체 재료 개발 기술 등이 선정됐다. 주삿바늘 없는 주사기는 이미 개발이 완료돼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유전체 분석 역시 기술 발달과 함께 비용이 저렴해지고 있는 만큼 7년 뒤에는 많은 환자가 본인 유전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산업·신시장 창출을 위한 '성장하는 사회' 분야 기술로는 수소전지 기술, 바이오연료 생산 기술, 차세대 발광소재 기술 등 34개 기술이 꼽혔다. '안전한 사회'를 위한 기술로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원전시설 해체 기술, 공공안전 무선 네트워크 등 14개 기술이 선정됐다. 또 이 분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는 데 성공한 한국형 원전모델 APR1400 등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원전도 이름을 올렸다. 7년 뒤 완벽한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누빌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리지만 현재 많은 기업과 연구소가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한 사회' 분야에서는 지능형 무인기 협업 기술, 스마트시티 운영 기술, 산화물 반도체 기술 등 21개 기술이 포함됐고 '지속 가능한 사회' 분야에는 자원 생산·회수 기술, 친환경 바이오 화학공정 기술 등 16개 기술이 이름을 올렸다.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은 "국내 중소·중견기업 및 대기업 회원사를 통해 기업 관점에서 신사업 진출 가능성과 해당 분야 주역 확보를 통한 향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 그리고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 만큼 국내 민간 기업들이 미래 유망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어떤 분야에 주목하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학한림원 100대 기술과 이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 면면을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기업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반도체, 스마트폰, 전자기기 등을 개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율주행차' 개발 분야에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 기업들은 선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훈 공학한림원 기획전략팀장은 "기술 간 영역이 무너지고 있을 뿐 아니라 빅데이터와 ICT를 기반으로 한 신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ICT가 전 분야로 확산되면서 기술 간 융합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학한림원은 이날 100대 기술을 선도하는 공학자와 과학자 238명 명단도 발표했다. 대학에서는 서울대(20명),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13명), 기업 중에서는 삼성그룹(29명)이 가장 많았다. 다만 여성 연구원은 김현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이명주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 이현주 KIST 책임연구원, 장은주 삼성전자 펠로, 박수아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5명에 그쳤다.

공학한림원은 산학연 전문가 120여 명이 참여한 미래기술기획TF를 지난 2월 구성하고 100대 기술을 선정했다. 윤의준 기획TF팀장은 "추천·발굴 과정에서는 기업, 대학, 학회, 협회 등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고 동시에 공학 분야별(전기전자정보공학·기계공학·건설환경공학·화학생명공학·재료자원공학) 발굴위원회를 구성해 3개월간 미래를 이끌 기술과 주역 후보를 발굴했다"며 "이후 선정 과정에서는 산학연 최고 전문가 14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권오경 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심층적인 검토를 통해 미래 대표 기술 100개와 개발 주역 238명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표한 '미래 100대 기술과 주역' 선정은 차세대 젊은 엔지니어를 발굴해 격려하고 산업 기술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미래 기술과 주역을 발표해 정부가 국정과제 밑그림을 그리거나 연구개발(R&D) 투자 방향에 참고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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