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사망 신생아 3명 '세균감염' 정황..질병관리본부 확인 중

홍진수 기자 2017. 12. 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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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7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경찰이 현장 조사 중인 가운데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지난 16일 이화여대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이대 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의 혈액에서 세균이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세균감염 사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본부 홍정익 위기대응 총괄과장은 18일 “사망한 신생아 3명이 사망 전 시행한 혈액배양검사에서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세균이 사망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망한 신생아들에게 나온 세균은 ‘그람음성균’으로 추정됐다.

이대 목동병원은 사망한 3명의 신생아한테 특정 증상이 나타나자 자체적으로 혈액을 뽑아 검사를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1명은 당시 검사를 할만한 증상이 없어 혈액을 채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람음성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 질환자나 신생아에게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과 요로 감염 등의 2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살모넬라균, 이질균 등이 그람음성균에 속한다.

그람음성균은 사람이 많이 오가는 병원에서 종종 발견된다. 국내 연구팀이 2012년 서울과 경기지역의 6개 유명 대학병원 로비에서 세균 오염도를 측정한 조사에서는 그람음성균이 전체 76개 시료 중 84.2%(64개)에서 검출되기도 했다.

신생아가 그람음성균 등 세균에 감염되면 폐렴이나 패혈증 쇼크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다만 그람음성균이 숨진 4명 중 3명의 신생아에게서만 확인된 것으로 보아, 쉽사리 ‘사망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7일 즉각대응팀을 이대 목동병원에 파견해 서울시 역학조사반, 보건환경연구원, 양천구 보건소와 함께 현장 역학조사를 실시 중이다. 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사망한 4명을 포함하여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었던 16명에 대한 의무기록 조사와 전원 또는 퇴원한 12명의 환아에 대한 증상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미 사망 환아 의무기록을 확보·분석 중이며, 신생아중환자실 환경검체, 사망환아검체도 채취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퇴원하거나 타병원으로 전원한 환아 12명에 대한 증상 모니터링 결과, 퇴원 환아 4명 중 1명은 감기증상으로 17일 입원하였고, 전원 8명 중 1명은 기력저하로 관찰 중이며, 다른 신생아는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까지 감염 또는 기타 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 중이며, 향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련 기관과 협조하여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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