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없는 평창 개막식장..영하 20도 칼바람 어쩌나
개·폐회식장 지붕 없어 칼바람 노출
관람객들 5시간 넘게 혹한 견뎌야
조직위, 방풍막·히터 등 대책 안간힘
우의·핫팩 등 방한 5종 세트도 준비
━ 체감 영하 20도와 싸워야 할 '시베리아 평창 개막식’
내년 2월 9일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을 직접 관람하려면 추위와의 전쟁을 각오해야 한다. 영하 10도의 기온 아래 야외에서 적어도 다섯 시간 동안은 칼바람을 맞아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기간(2월 9~25일) 강원도 평창군의 평균기온은 영하 4.8도다.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9.8도로 내려간다. 평균 풍속은 초당 4.6m다. 바람이 센 편이라 체감온도는 영하 15~17도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최근 5년간 2월 9일 이 지역 평균기온은 영하 4도~영하 11.7도였다. 최저기온은 영하 6.8도~영하 20.3도에 달했다. 체감온도가 영하 12도~영하 25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폐회식이 열리는 내년 2월 25일은 그래도 조금 낫다. 초봄 날씨로 변하면서 기온이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2월 25일 평균기온은 영하 0.2도~영상 5.7도, 최저기온은 영하 5.8도~영상 0.6도였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8일 “평창올림픽은 최근 가장 춥다고 여겨졌던 1994년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평균기온 영하 11도)만큼이나 추운 올림픽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은 지붕이 없어 3만5000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강풍을 고스란히 맞아야 한다”고 전했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 플라자 개·폐회식장은 635억원을 들여 건설했지만 지붕은 설치하지 않았다. 올림픽이 끝나면 부분 철거할 예정이라 지붕을 만들지 않은 것이다. 임시로 지붕을 만들려면 추가로 374억원이 필요한데, 평창조직위는 예산을 줄이기 위해 지붕이 없는 개·폐회식장을 건설했다.
일반 관중은 오후 4시30분부터 입장할 수 있는데, 행사는 대략 밤 10시에 끝난다. 많게는 5시간30분 동안 야외에서 칼바람을 맞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달 4일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에서 열린 드림콘서트에선 기온이 영상 3.4도(풍속 초속 8m)였는데도 저체온증 환자가 6명이나 발생했다.
드림콘서트에서 추위로 인한 환자가 발생하자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혹한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붕을 덮지 않는 한 준비할 수 있는 대책은 제한적이다. 우선 북서풍을 차단하기 위해 방풍막을 설치하고, 일반 관람객 좌석 주변에는 LPG 히터 40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방한용품 5종 세트(우의·무릎담요·핫팩 방석·손 핫팩·발 핫팩)와 더불어 뜨거운 음료도 나눠주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각국의 VIP를 초대할 예정인데, 그들에겐 일반 관람객보다는 좀 더 크고 두꺼운 담요가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22만~15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개회식 입장권 예매율은 55%다. 폐회식 티켓 가격은 22만~95만원으로 예매율 35%를 기록하고 있다.
박소영·김지한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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