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통의 내 인생의 책] ①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 하이타니 겐지로
[경향신문] ㆍ세상을 바꾸는 참교육
내 인생의 책은 나의 첫 만화 단행본인 <아만자>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런저런 실패 끝에 우연찮게 만화가가 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만들어진 책이라 더욱 의미 깊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못다 한 이야기를 담은 만화다 보니 나의 가족에게도 뜻깊은 책이다.
하지만 이 지면에서는 일본 소설가 하이타니 겐지로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원제: 토끼의 눈)>를 소개한다.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라곤 ‘파리’밖에 없는 외톨이 초등학생 데쓰조와 그에게 지치지 않는 관심과 사랑을 쏟는 고다니 선생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얼핏 보면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읽다가 보면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속에서 나와 다른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작가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의 일기에 ‘아이들이 나 보고 돼지 같다며 꿀꿀거리는 돼지 말로 말하라고 한다. 나는 돼지가 아닌데 어떻게 돼지 말을 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고 교사로서의 한계와 교육에 대한 회의를 느껴 교직을 그만두고 이 책을 썼다. 이미 40여년 전 소설이지만 마치 현시대를 그린 듯 와닿는 것은 우리 사회와 교육이 생각만큼 진보하지 못했다는 방증 아닐까. 데쓰조와 비슷한 나이의 아이들과 그 부모는 물론 이 땅에서 교육을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이 책을 읽는다면 지금도 어디선가 홀로 파리를 친구 삼아 외로움을 달랠 또 다른 데쓰조를 보듬을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보통 |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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